北 전문가 “김정남 피살, 북한 정찰총국 관여 가능성…‘눈에 든 가시’ 제거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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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년 2월 15일 09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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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14일 김정은의 이복형 김정남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13일 피살된 것과 관련, 김정은의 지시에 따른 북한 정찰총국의 소행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정 실장은 “김정남 암살은 김정은의 직접적 승인이나 동의 없이는 이뤄질 수 없는 일”이라면서 “그동안 북한 정찰총국이 김정남 감시를 맡아왔고, 요인 암살에 관여하는 조직이라는 점에서 정찰총국이 직접 관여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정 실장은 2012년 보도된 김정남의 한국 망명 시도설을 언급하며 “김정은이 이 같은 보도를 접하고 격분해 김정남 암살을 지시했거나 김정남이 망명을 시도해 김정은이 그것을 막고자 암살을 지시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당시 김정남이 가장 선호한 망명지는 유럽이었지만 북한 지도부나 군수 분야에 대해 깊이 있는 정보를 갖고 있는 않는 그에게 호화스러운 생활을 보장해줄 유럽 국가는 없었고, 미국 도 그의 지나치게 높은 요구를 충족시켜줄 수는 없었다”며 “그래서 김정남은 한국 망명도 고려했지만 한국으로 망명할 경우 김정일의 처조카 이한영처럼 피살될 가능성을 우려해 결국 포기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정일의 전처 성혜림(사망)의 조카이자 김정남의 이종사촌인 이한영 씨(사망 당시 37세)는 1982년 탈북했다가 1997년 한국에서 괴한의 총격을 받고 살해된 바 있다.

정 실장은 김정남이 ‘3대 세습’과 북한체제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표출해왔으며, 김정일 사망 직후 김정은이 충분한 생활비를 보내지 않는 것을 지적하며 ‘날 형으로 대우하지 않는다’는 편지를 보내기도 했다면서 “호화스러운 생활을 영위하며 김정은이나 김경희에게 고액의 생활비를 요구하는 김정남은 북한 지도부에게 ‘눈에 든 가시’ 같은 존재였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북한이 국제사회의 강력한 제재로 고충을 겪는 상황에서 만약 김정남이 과거에 그랬던 것처럼 ‘고액의 생활비를 보내지 않으면 망명하겠다’고 김정은을 협박했다면 북한 지도부는 김정남과 타협하는 대신 ‘암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김정은은 김정남을 암살함으로써 ‘눈에 든 가시’를 제거했을지는 모르지만 북한의 더욱 심각한 고립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며 “이 같은 국제적 고립은 북한 간부들과 주민들의 불만을 고조시킴으로써 김정은 정권의 정치적 안정성에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정아 동아닷컴 기자 cja09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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