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남 인터뷰한 日기자 “김정은 측근의 ‘과잉 충성경쟁’에 피살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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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년 2월 15일 08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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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은의 3대 세습을 공개적으로 비판해온 김정은의 이복형 김정남이 말레이시아에서 피살된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김정남이 김정은 조선노동당 위원장 측근들의 ‘과잉 충성경쟁’의 희생됐을 수도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김정남과 150통 이상의 이메일을 주고받고 두 차례 인터뷰해 책을 출간했던 일본 도쿄신문의 고미 요지(五味洋治) 편집위원은 14일 북한전문매체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인터뷰에서 “김정은의 지시일 수있지만, 김정은 측근들이 충성 경쟁을 해서 과격한 행동을 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숙청과 해임 등의 공포에 시달리는 측근들이 김정은에게 충성을 과시하기 위해 앞장서 김정남을 제거했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고미 위원은 김정남의 피살 소식에 “충격적이고 안타깝다”며 “최근 김정남이 별다른 정치발언을 하지 않았고 김정은 체제에 위협적인 존재가 되지 않았는데 왜 갑자기 피살됐는지 이해할 수없다”고 말했다.

고미 위원에 따르면 김정남은 늘 신변의 위협을 느끼며 생활해왔다. 최근 들어 김정남이 인터뷰를 자제한 이유도 아들 김한솔의 안전을 고려한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아들 김한솔이 프랑스의 대학에 다니니까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당분간 인터뷰는 안할 거라는 말을 다른 사람을 통해 들었다”며 이로 인해 지난 5년간 김정남과 연락을 시도했지만 연결되지 못했다는 설명했다. 김정남과 한솔 간의 부자관계에 대해서는 “가끔씩 만나 식사도 했다더라. 둘 사이가 아주 좋고 자주 만났다더라”고 전했다.

고미 위원은 김정남이 중국식 개방개혁을 선호하고 3대 세습을 비판한 것 등과 관련, 일본 내 탈북자와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 북한의 개방개혁을 이끌 인물로 을 기대했던 분위기가 있었지만 갑작스럽게 피살되면서 이 같은 희망이 사라졌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한 김정남 피살사건의 파장으로 중국과 북한의 관계가 복잡해질 수있다며, 만약 김정은 지시로 살해됐다면 북한과 김정은의 국제적 이미지는 더 추락해 국제적 고립이 더 심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고미 위원은 2004년부터 7년 간 김정남과 주고받은 전자우편과 두 번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2012년 ‘아버지 김정일과 나’라는 책을 출간했다. 이 책에서 김정남은 북한의 3대 세습 반대, 북한 경제 개혁개방, 김정은 체제에 대한 우려를 솔직히 밝혔다.

최정아 동아닷컴 기자 cja09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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