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된 양현종 불펜피칭 OK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2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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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현종이 14일 일본 오키나와 구시카와 구장에서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훈련에서 첫 불펜투구를 하고 있다. 오키나와=김민성 스포츠동아 기자 marineboy@donga.com
양현종이 14일 일본 오키나와 구시카와 구장에서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훈련에서 첫 불펜투구를 하고 있다. 오키나와=김민성 스포츠동아 기자 marineboy@donga.com
14일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전지훈련이 진행 중인 일본 오키나와의 구시카와 구장. 야수들의 수비 훈련을 지켜보던 김인식 대표팀 감독이 불편한 몸을 이끌고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김 감독이 도착한 불펜피칭 훈련장에는 이미 취재진 30여 명이 몰려 있었다. 에이스 양현종(29·KIA)의 대표팀 합류 이후 첫 불펜피칭을 지켜보기 위해서였다.

이날 양현종은 김 감독과 선동열 투수코치 앞에서 총 57개의 공을 던졌다. 직구, 슬라이더, 체인지업 등 다양한 구종을 골고루 실험했다.

훈련을 지켜본 선동열 코치는 기대 이상이라는 평가다. 앞서 2012∼2014년 KIA 감독으로 양현종을 지도하기도 했던 선 코치는 “현종이가 워낙 ‘슬로 스타터’라서 걱정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오늘 직접 보니 생각보다 몸을 잘 만들었다. 충분히 개막일에 맞춰 몸 상태를 끌어올릴 수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대표팀 합류에 앞서 이달 초 KIA 스프링캠프에서 30개씩 세 차례 불펜피칭을 한 것도 도움이 됐다. 양현종은 “밸런스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면서도 “몸 상태는 나쁘지 않다. 체인지업도 잘 들어갔다”며 스스로에게 합격점을 줬다.

여전히 해결해야 할 문제는 있다. 불펜피칭 뒤 양현종과 잠시 대화를 나눈 선 코치는 “(투구 시) 현종이의 팔이 제대로 넘어오지 않았다. 힘보다는 밸런스를 이용해 던지도록 조언했다”고 말했다. 투구 수를 늘려가는 것 또한 앞으로의 과제다. 선 코치는 “1라운드 투구 수 제한(65개)이 있긴 하지만 실전과 불펜 피칭은 다르다. 불펜에서 전력으로 100개 정도는 던질 수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양현종의 컨디션은 대표팀의 선발 투수 구성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퍼즐 조각이다. WBC와 같은 단기전에서는 선발 투수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다. 선발 투수의 경기 운영에 따라 예상치 못한 결과가 나오는 일이 잦다.

차우찬(30·LG), 장원준(32·두산), 이대은(28·경찰청)과 함께 선발 후보로 분류되는 양현종은 그중에서도 가장 확실한 선발 카드다. 지난 시즌에도 토종 선발 중 유일하게 200이닝 이상(200과 3분의 1이닝)을 소화하는 등 경기를 이끌어 가는 능력 또한 뛰어나다는 평가다.

양현종이 어느 경기에 배치되느냐에 따라 나머지 선발 카드의 운용 계획도 달라질 가능성이 높다. 대개 팀의 1선발은 첫 경기에 출전하는 경우가 많지만 A조에서 전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 네덜란드를 상대하기 위해 양현종이 두 번째 경기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양현종 스스로도 “태극마크의 자부심과 설렘이 있다. 어떤 경기가 되더라도 나가면 이기도록 던질 것”이라고 각오를 밝힌 바 있다.

변수는 오른손 투수 이대은의 활용 방안이다. 왼손 선발로만 구성된 단조로움을 피하기 위해 현재 이대은을 선발로 쓰고 차우찬을 불펜 요원으로 활용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는 단계다. 다만 지난달 초 4주간의 군사훈련을 받느라 준비 시간이 없었던 이대은이 남은 시간 얼마나 몸 상태를 끌어올릴 수 있느냐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오키나와=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양형종#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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