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인권 고발한 이 책이 노벨상 후보 됐으면…”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2월 15일 03시 00분


코멘트

北작가 반디 소설집 ‘고발’ 출판사 옮겨 개정판 출간

14일 서울 마포구에서 열린 북한 소설 ‘고발’ 개정판 출간기념 간담회에 참석한 이구용 케이엘매니지먼트 대표(왼쪽)와 도희윤 행복한통일로 대표.
김경제 기자 kjk5873@donga.com
14일 서울 마포구에서 열린 북한 소설 ‘고발’ 개정판 출간기념 간담회에 참석한 이구용 케이엘매니지먼트 대표(왼쪽)와 도희윤 행복한통일로 대표. 김경제 기자 kjk5873@donga.com
“어둡고 혼란스러운 사회상 속에서 창작된 문학 작품이 노벨 문학상을 받은 사례가 적지 않았다. 북한 인권 문제의 실상을 생생하게 알려주는 이 책이 노벨상 후보가 된다면 북한 사회가 밝은 미래를 맞을 기회를 국제사회가 제공하는 계기가 될 거다.”

14일 오후 서울 마포구 한 카페에서 열린 소설집 ‘고발’(다산책방) 개정판 출간 기념 언론간담회에 참석한 도희윤 행복한통일로 대표의 말이다. 20여 년간 탈북자 신변 보호 관련 일을 해온 도 대표는 3년 전 북한에 거주 중인 작가 반디(가명)가 쓴 것으로 알려진 이 소설 원고를 한 탈북자로부터 입수해 조갑제닷컴에서 출간했다. 이번 개정판은 최근 영미판 해외 출간을 맞아 출판사를 옮겨 새로 낸 것. 도 대표는 “지난번 책은 부제가 덧붙는 등 설명이 많아 오히려 이해를 어렵게 만든 면이 있었다. 이번엔 간결하게 원래 원고 내용을 잘 전달하도록 정리됐다”고 말했다.

“작가 신변 보호를 위해 혹시라도 정보가 될 수 있는 지명이나 사람 이름을 바꾼 것 외에는 모든 표현을 원고 그대로 실었다. 북한 지역 사투리가 살아나면서 그 사회의 현실이 한층 더 생동감 있게 다가온다. ‘북한 문학’의 실체에 한 걸음 더 다가간 셈이다.”

북한 체제에 대한 비판과 풍자를 담은 단편소설 7편을 묶은 ‘고발’을 쓴 반디는 북한 조선작가동맹 중앙위원회 소속 작가로 알려졌다. 그가 쓴 시를 묶은 새 책도 곧 출간될 예정이다. “관광지와 가까운 곳에 거주하는, KBS 라디오 방송을 즐겨 듣는, 이름을 대면 북한에서는 누구나 다 알 만한 50대 현역 남성 작가라는 정보는 어디까지 믿을 수 있는 거냐”는 질문에 도 대표는 “무엇이 사실이고 무엇이 신변 보호를 위한 가장인지 지금은 밝힐 수 없다”고 답했다.

“글씨체조차 번역자 등 제한된 범위에서 확인했다. 북한은 글씨체만으로 글쓴이를 찾아낼 수 있는 사회다. 북한의 반체제 지성인이 모두 탈북을 기도하지는 않는다. 반디는 북한 사회 안에 머물며 위험을 무릅쓰고 변화를 이루려 애쓰는 인물이다. 상황이 변해 그가 북한 밖으로 나올 가능성도 분명 있다. 그때 비로소 그의 존재가 진실이었음이 밝혀질 거다.”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
#북한 작가 반디#소설집 고발#북한 인권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