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오키나와] 대표팀 2번타자 고민, 2루수·우익수 경쟁도 점화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2월 15일 05시 30분


일본 오키나와에서 담금질에 들어간 WBC 대표팀이 본격적인 옥석 고르기에 나섰다. 김인식 감독이 내비친 첫번째 고민은 2번타순이다. 작전수행과 찬스연결이라는 중책을 누구에게 맡기느냐를 놓고 고심에 빠졌다. 14일 전지훈련을 지켜보고 있는 김 감독. 오키나와(일본)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일본 오키나와에서 담금질에 들어간 WBC 대표팀이 본격적인 옥석 고르기에 나섰다. 김인식 감독이 내비친 첫번째 고민은 2번타순이다. 작전수행과 찬스연결이라는 중책을 누구에게 맡기느냐를 놓고 고심에 빠졌다. 14일 전지훈련을 지켜보고 있는 김 감독. 오키나와(일본)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2번타자는 작전수행능력이 뛰어난 타자가 주로 맡는다. 주자를 진루시키고, 중심타선에 찬스를 연결해주는 능력이 탁월해야 한다. 기록에 드러나지 않는 희생이 필요한 타순이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사령탑인 김인식(70) 감독도 2번타자 후보군을 놓고 고민에 빠졌다.

14일(한국시간) 일본 오키나와 구시카와구장에서 만난 김 감독은 “연습경기 전까지는 타순을 정해야 한다. 연습경기를 지켜보고 움직여야 한다”고 밝혔다. 대표팀은 19일 나하 셀룰러스타디움에서 요미우리와 첫 연습경기를 갖는다. 아직 물음표를 지우지 못한 마운드와 달리 타순 짜는 일은 그나마 수월한 편이다. 김태균(한화)~이대호(롯데)~최형우(KIA)가 중심타순에 배치될 것이 유력한 가운데, 테이블세터 구축까지 완료하면 타선의 윤곽이 어느 정도 드러난다. 문제는 2번타자다. 부상으로 하차한 정근우(한화)가 정상적으로 합류했다면, 테이블세터 구성은 큰 고민이 없었을 터. 김 감독은 일단 이용규를 1번타자로 점찍고, 그와 짝을 이룰 2번타자 후보를 찾고 있다. “정근우가 빠졌으니, 이용규가 그 자리(1번)에 들어간다”며 “2루수 또는 민병헌(두산)이 2번타자로 들어갈 수 있다”고 밝혔다.

WBC 대표팀 서건창-오재원-민병헌(왼쪽부터). 오키나와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WBC 대표팀 서건창-오재원-민병헌(왼쪽부터). 오키나와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 서건창·오재원·민병헌, 2번타자 3파전 막 올랐다!

대표팀 터줏대감 정근우가 떠나면서 2루수 경쟁에 불이 붙었다. 김 감독이 언급한 2루수도 서건창(넥센)과 오재원(두산)이다. 둘 다 빠른 발과 정확한 타격, 안정적인 수비력을 갖춘 좌타자. 주전 2루수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2번타자가 될 자격도 얻는다. 그래서일까. 둘의 훈련자세는 무척 진지하다. 타격, 수비, 러닝까지 훈련 하나하나 그냥 넘어가는 법이 없다. 눈빛에 결연한 의지가 엿보이는 것은 물론이다. 김 감독은 “연습경기를 치르면서 고민해보겠다. 여러 가지를 시도해볼 것이다”고 말했다.

민병헌도 2번타자 후보다. 정확한 타격과 빠른 발, 수비력을 두루 갖췄다. 필요할 때 한 방을 터트릴 수 있는 펀치력도 있다. 3년 연속(2014~2016시즌) 두 자릿수 홈런을 터트리며 장타력을 입증했다. 김 감독은 “민병헌도 2번타자 후보 중 하나인데, 중심타선(3~5번) 뒤에 붙을 수도 있다”고 했다. 이는 6번타자를 의미한다.

WBC 대표팀 서건창-오재원-민병헌-손아섭(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오키나와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WBC 대표팀 서건창-오재원-민병헌-손아섭(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오키나와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 2루수·우익수 경쟁도 박 터진다

2번타자 경쟁이 점화되면서 누가 대표팀의 주전 2루수와 우익수가 될 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서건창과 오재원이 경쟁하는 2루도 격전지지만, 우익수 또한 민병헌과 손아섭(롯데)의 경쟁구도가 만들어졌다. 1번타자로 낙점된 이용규가 본인의 주 포지션인 중견수, 중심타선에 배치될 것이 유력한 최형우가 좌익수로 나설 전망이라 외야는 우익수만 정해지면 된다. 김 감독 입장에서도 주전 2루수와 우익수가 결정돼야 2번타자에 대한 고민도 줄어든다.

손아섭과 민병헌 둘 다 소문난 연습벌레다. 둘은 이날 모든 훈련이 끝난 뒤에도 부족한 부분을 보충하는 ‘엑스트라 워크’에 참가했다. 프리배팅과 토스배팅을 하며 타격감을 끌어올렸다. 훈련 직후 만난 둘은 입을 모아 ‘경쟁보다 팀’을 외쳤다. 손아섭은 “경쟁은 생각하지 않는다”며 “감독님의 선택에 따르면 된다. 내게 주어진 상황에서 100% 만족할 수 있도록 준비 잘하겠다”고 했다. 민병헌은 “더 치고 싶었다. 빠른 공에 초점을 맞추고 훈련 중이다”며 “경쟁보다는 팀 승리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타순과 주전 여부에 관계없이 내 역할을 잘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오키나와(일본)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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