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새얼굴 로치-모넬 “한국 문화부터 배워나가야죠”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2월 15일 09시 30분


‘코리안 드림’을 품고 kt에 둥지를 튼 외국인선수 돈 로치(왼쪽)와 조니 모넬이 활짝 웃으며 카메라 앞에 섰다. 아직 한국 문화를 받아들이기엔 어색한 면이 많지만, 팀에 차근차근 녹아들겠다는 자세로 미국 애리조나 투산에서 진행 중인 스프링캠프에 몸을 맡겼다. 사진제공 | kt
‘코리안 드림’을 품고 kt에 둥지를 튼 외국인선수 돈 로치(왼쪽)와 조니 모넬이 활짝 웃으며 카메라 앞에 섰다. 아직 한국 문화를 받아들이기엔 어색한 면이 많지만, 팀에 차근차근 녹아들겠다는 자세로 미국 애리조나 투산에서 진행 중인 스프링캠프에 몸을 맡겼다. 사진제공 | kt
2017년 최하위 탈출을 목표로 삼은 kt는 새 시즌을 앞두고 외국인선수 진용에 변화를 가했다. 기존선수들로는 올해 역시 어렵다는 판단 끝에 내린 결정이었다. kt가 꺼내든 교체카드는 모두 2장. 우완투수 돈 로치(28·미국)와 좌타 내야수 조니 모넬(31·미국)이다.

로치와 모넬은 미국 무대에서 수년간 도전과 좌절을 반복한 뒤 한국행을 결심했다. 2012년도 신인드래프트에서 LA 에인절스의 지명을 받은 로치는 이후 7개팀을 돌며 쉽지 않은 메이저리그(ML) 도전기를 써내려갔다. ML 통산성적은 21경기 3승1패 방어율 5.77(39이닝 25자책). 모넬의 야구인생 역시 순탄치 않았다. 2007년 샌프란시스코 입단 이후 6년이 흘러서야 빅리그 무대를 처음 밟았다. ML에서 단 2시즌을 뛰고 기록한 통산성적은 35경기 타율 0.161(56타수 9안타), 5타점, 7득점.

빅리그 도전기를 뒤로한 채 올겨울 ‘코리안 드림’을 함께 품은 둘은 “아시아 무대는 이번이 처음인 만큼 선후배 관계나 예의범절 문화는 아직 어색하다”며 멋쩍게 웃으면서도 “동료들의 도움으로 차근차근 적응해나가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kt의 스프링캠프가 한창인 미국 애리조나 투산에서 의기투합한 로치와 모넬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kt 돈 로치. 투산(미 애리조나주) |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kt 돈 로치. 투산(미 애리조나주) |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 “선후배 관계는 어색해도 불고기는 맛있어!”

-kt에 온지 이제 열흘 정도 흘렀다. 느낌은 어떤가.


로치 : 아직 캠프 초반이지만 분위기 자체가 밝다. 특히 김진욱 감독님과 코칭스태프 그리고 동료선수들이 워낙 친절하게 대해주고 있다. 덕분에 적응을 잘 하고 있다.

모넬 : 동료들이 장난도 먼저 걸어주면서 적응을 도와주고 있다. 나도 성격이 쾌활한 편이라 이에 맞추려고 노력 중이다. 음식도 입에 맞는다. 점심 메뉴인 불고기와 돼지갈비는 매번 먹어도 맛있더라.(웃음)

-현재 몸 상태가 궁금하다.

모넬 : 비시즌에 운동을 계속해서 그런지 캠프 훈련을 소화하는데 문제가 없다.

로치 : 나 역시 마찬가지다. 아직 청백전과 같은 실전경기에 나서진 않았지만, 시즌에 맞춰 몸 상태를 끌어올리는 데는 문제가 없을 듯하다.

-둘 모두 미국에서 오래 선수생활을 했다. 양국 간의 문화 차이는 없나.

모넬 : 이제 팀에 합류한지 2주차가 된 터라 직접 비교는 쉽지 않다. 그래도 피부에 와 닿는 차이라면 선후배 문화를 꼽을 수 있겠다. 여기선 나이에 따라 위계질서가 있더라. 이전까지 경험하지 못한 부분이라 아직은 어색하다.

로치 : 메이저리그 팀들의 경우 다양한 국적이 섞여있기에 각기 다른 문화가 존재한다. 반면 한국은 외국인선수들을 제외하면 같은 국적을 공유하고 있어 느낌이 조금 다르다.

-한국이란 나라를 택하게 된 배경이 궁금하다.

로치 : 열광적인 인기를 지닌 한국야구를 경험해보고 싶었다. KBO리그에서 활약한 다른 미국선수들의 경험담에 따르면 구단의 지원은 물론 팬들의 열정이 대단하다고 들었다. 이번 기회에 꼭 느껴보고 싶다.(웃음)

모넬 : 우선 다른 나라 문화가 궁금했다. 나는 지금껏 미국에서만 선수생활을 해서 다른 문화를 접할 길이 없었다. 그리고 내가 지닌 실력을 다른 리그에서 테스트해보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한국이 그 첫 무대다.

-한국야구에 대한 인상은 어땠나.

로치 : 투타를 막론하고 다양한 스타일의 선수들이 있더라. 마운드에선 언더핸드와 사이드암 등의 비율이 미국보다 높고, 타자 역시 여러 유형의 선수들이 많다는 점을 느낄 수 있었다. 준비를 단단히 해야 할 듯하다.

모넬 : 무엇보다 윗사람을 존중하는 문화가 색달랐다. 여기에선 자신보다 연차가 높은 사람을 만나면 고개를 숙이고 인사를 하더라. 아주 인상적이었다. 이런 부분들은 야구뿐만 아니라 인성을 기르는데도 도움이 될 것 같다.

kt 조니 모넬(왼쪽). 사진제공|kt
kt 조니 모넬(왼쪽). 사진제공|kt

● “한국 팬들에게 사랑 듬뿍 받고 싶어요”

-야구는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


모넬 : 외야수였던 아버지께서 17년간 현역으로 활동하셨다.(그의 부친인 조니 모넬 시니어는 1985년 뉴욕 메츠에 입단해 마이너리그와 대만프로야구 등에서 활약했다) 덕분에 야구와는 자연스럽게 친해졌다. 야구선수는 운명이라고 생각한다.

로치 : 어린 시절부터 운동을 좋아해 야구와 풋볼 등 다양한 종목을 접했다. 그중에서도 야구가 가장 잘 맞았다.

-각자 어떤 야구를 하는지 궁금하다.

로치 : 나 같은 경우 힘으로 윽박지르기보단 다양한 변화구를 구사해 제구력으로 상대를 제압하는 스타일이다. 직구는 시속 140㎞대 중반 정도가 나오고, 130㎞ 중후반대 싱커와 커브, 스플리터를 섞어 던진다. 자신 있는 주무기는 싱커와 스플리터다.

모넬 : 타석에서 정확성을 중시하는 편이다. 또한 선구안 능력도 중요시해 출루율에도 신경 쓰는 편이다.

-로치의 경우 선배이자 동료인 라이언 피어밴드가 큰 도움을 줄 듯하다.

로치 : 피어밴드는 한국 생활을 2년이나 했기 때문에 야구뿐만 아니라 구장 안팎의 문화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시즌을 함께 하며 많은 도움을 받으려고 한다. 특히 타자를 상대하는 데 있어 자주 조언을 구할 생각이다.

-첫해 목표는 무엇인가.

로치 : 선발투수로서 200이닝 이상을 책임지고 싶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팀에도 힘이 되지 않겠나.

모넬 : 야구는 단체종목이기 때문에 개인의 활약으로 승패가 갈리는 운동이 아니다. 따라서 개인적인 목표보다 팀이 승리하는데 보탬이 되도록 하겠다. 매 경기 열심히 뛰겠다. 또한 한국 팬들에게 사랑도 듬뿍 받고 싶다.

투산(미 애리조나주) |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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