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가정 돕는 ‘맞춤형 IT 복지’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2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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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대문구 복지방문지도 호평

14일 서울 서대문구 홍제1동주민센터 직원들이 ‘복지방문지도’를 보며 방문할 집을 선정하고 있다. 스마트폰으로 ‘맞춤검색 
서비스’에 접속해 자신의 상황을 항목별로 클릭하면 어떤 복지 관련 지원을 받을 수 있는지 알려주는 프로그램도 복지 서비스 향상에 
도움을 준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14일 서울 서대문구 홍제1동주민센터 직원들이 ‘복지방문지도’를 보며 방문할 집을 선정하고 있다. 스마트폰으로 ‘맞춤검색 서비스’에 접속해 자신의 상황을 항목별로 클릭하면 어떤 복지 관련 지원을 받을 수 있는지 알려주는 프로그램도 복지 서비스 향상에 도움을 준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2014년 2월 생활고와 질병에 시달리던 세 모녀가 전 재산 70만 원을 집세와 공과금 몫으로 놔두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송파 세 모녀 사건’. 이들처럼 가난하지만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계층 사회안전망을 모래처럼 빠져나가는 위기의 가구들이 아직도 도처에 있다.

이런 간극을 채우기 위해 서울 기초단체들이 정보기술(IT)을 본격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14일 서울 서대문구 홍제1동주민센터 주미진 주무관(38·여)과 김선우 팀장(42)은 인근 가정을 방문하기 전 컴퓨터에서 ‘복지방문지도’를 확인했다. 2015년 3월 서대문구는 기초수급자와 차상위계층뿐만 아니라 정부 지원은 못 받지만 도움이 절실한 집까지 7535가구를 분석했다. 기존 자료를 인터넷 지도 프로그램과 결합해서 상담할 때마다 얻은 정보를 추가로 입력해 복지방문지도를 구축했다.

담당자들이 서대문구청 관리자 홈페이지에서 복지방문지도에 접속하면 교통신호등 색깔이 점점이 흩뿌려진 서대문구 지도가 뜬다. 도움이 필요한 가구 가운데 저(低)위험군은 파랑, 중(中)위험군은 주황, 고(高)위험군은 빨강 표시를 했다. 각 표시를 클릭하면 팝업 창이 뜨면서 가구의 현재 상황, 상담 기록, 특징 등이 나온다. 담당 공무원은 이 가정들을 방문하기 전에 복지방문지도를 확인하고 해당 지역 지도를 프린트해 들고 나간다.

이 같은 IT가 접목되면서 해당 가구가 무엇을 바라는지 상세히 파악할 수 있게 됐다. 예전 같으면 돈이나 현물을 기부받아도 어느 가정에 먼저 지원할지 불분명했다. 특별히 필요 없는 물건이 모든 가구에 배포돼 정작 필요한 사람은 못 받는 일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이처럼 각 가구의 정보를 데이터베이스로 만든 뒤 그런 고민이 많이 사라졌다. 이 지도 프로그램에서 필터링 기능을 활용하면 식료품이 필요한 집, 의복이 필요한 집, 아이들 교육비 지원이 필요한 집 등을 바로바로 선별해낼 수 있다. 정지현 서대문구 희망복지팀장은 “전기장판, 점퍼, 안경, 틀니같이 당장 시급한 품목이 계속 업데이트되기 때문에 적재적소에 복지서비스가 닿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복지서비스를 받은 사람들도 매번 자신의 처지를 설명하지 않아도 되는 만큼 자존감이 상하는 일이 줄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안지호 홍제1동주민센터 동장(55)은 “주민 반응이 썩 좋다”고 말했다. 다른 기초단체들도 벤치마킹에 나섰다. 부산 사상구, 대전 대덕구가 지도 시스템을 보급했고 경기 구리시와 안양시도 구축하고 있다.

카카오톡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역시 복지의 사각지대를 줄이는 데 역할을 하고 있다. 각 자치구는 SNS상에서 ‘친구 추가’를 통해 이웃의 어려운 상황을 제보하거나 상담할 수 있는 대화방을 개설하고 있다. “(옆집) 학생 형편이 매우 어려워 보이는데 대학생 언니 때문에 의료생계 수급자가 안 되는 것 같다” “고독사가 우려되는 할머니가 근처에 살고 있다”처럼 하루 24시간 들어오는 메시지도 사회복지사들의 활동을 돕고 있다.

노지현 기자 isityou@donga.com
#서대문구#복지방문지도#it 복지#위기 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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