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식량 ‘스피룰리나’ 대량생산 나선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2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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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현무암층 용암해수 이용해… 해양과학기술원 배양 생산 성공
화장품-건강식품 등 활용 다양

미래 식량의 하나로 주목받고 있는 스피룰리나가 제주의 용암해수로 증식, 생산되고 있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연구원들은 정기적으로 수온과 염도 등을 측정하고 있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미래 식량의 하나로 주목받고 있는 스피룰리나가 제주의 용암해수로 증식, 생산되고 있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연구원들은 정기적으로 수온과 염도 등을 측정하고 있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13일 제주 구좌읍 한동리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제주국제해양과학연구·지원센터. 벽이 모두 강화유리로 만들어진 210m² 규모 미세조류(藻類) 생산장의 수로형 시스템에서 짙은 녹색의 액체가 쉴 새 없이 흘러 다니고 있었다. 연구원들이 수온과 염도, 광량 등을 측정하고 원심분리기 등을 점검했다. 이곳에서 자라는 조류는 최근 건강기능식품과 화장품 원료 등으로 각광받는 스피룰리나. 35억 년이나 된 지구상에서 가장 오래된 조류 가운데 하나로 기적의 소형 생물로도 불린다. 세계보건기구와 유엔식량농업기구가 인류의 미래식품으로 선정할 만큼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 용암해수로 스피룰리나 대량생산

현재 국내에서 스피룰리나를 활용한 기능성 제품이 나오고 있지만 원료를 전량 해외에서 수입하고 있는 실정이다. 스피룰리나를 국내에서 대량생산하고 다양한 제품으로 만들기 위해 한국해양과학기술원과 용암해수로 식음료를 생산하는 ㈜제이크리에이션(대표 김동준)이 손잡고 공동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강도형 제주국제해양과학연구·지원센터 연구실장은 “자체 균주를 확보하고 배양, 생산까지 국산화에 성공했다”며 “미세조류 생산장도 특허 등록됐다”고 말했다.

스피룰리나는 흡수율이 90%에 이르는 가장 이상적인 단백질원으로 알려져 있다. 단백질이 많기로 유명한 클로렐라(50%)보다 많은 단백질을 함유하고 있다. 항산화작용을 하는 당질, 오메가3 계열의 불포화지방산이 다량 함유된 지질을 비롯해 식이섬유, 미네랄, 카로틴 등의 영양소가 풍부하다. 양질의 스피룰리나를 대량생산하기 위해서는 청정 해수가 필요하다. 세계적인 스피룰리나 생산지인 미국 하와이에서는 해양심층수로 대량 생산하고 있다.

제주에서는 용암해수를 사용한다. 용암해수는 30만∼40만 년 전부터 삼투압작용 등으로 바닷물이 섬 지하로 밀려들어 현무암층에 쌓인 물이다. 바닷물처럼 짠맛으로 인체에 유용한 희귀 미네랄 성분인 바나듐, 셀레늄, 아연, 철 등이 상대적으로 풍부하게 들어있다. 암반층을 거치면서 중금속 등 오염물질이 걸러지는 자연 여과 작용도 한다. 이런 기능성 해수에 스피룰리나를 배양한 결과 65% 이상의 우수한 단백질 함량을 보였다.

○기능성 제품 출시 예정

한국해양과학기술원의 스피룰리나 배양기술과 제주의 용암해수가 만나 새로운 블루오션을 개척하기 위한 준비가 한창이다. 해외에서는 이미 스피룰리나를 대상으로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아시아에서는 일본이 스피룰리나 연구와 제품개발, 특허출원에 가장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으며 중국도 뛰어들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국내에서는 전남 나주에 스피룰리나 생산 공정이 갖춰졌으나 아직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

2030년 스피룰리나의 국내 시장가치가 1조1500억 원 규모로 전망되는 등 성장 가능성이 크다. 스피룰리나에 들어 있는 항산화 물질이나 기능성 물질들을 활용하면 화장품, 건강식품, 의료용 연구, 인공사료 분야에 이르기까지 다방면에서 이용이 가능하다.

제이크리에이션 김 대표는 “올해 1500m² 규모 용지에 스피룰리나 대량생산 시스템을 갖춘다”며 “스피룰리나 분말은 물론이고 항산화 작용 등을 하는 피코시아닌 성분 등을 활용해 내년에 다양한 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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