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선의 새로운 도전, 年 18조원대 홈퍼니싱 시장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2월 15일 03시 00분


코멘트

美 윌리엄스 소노마 10년 독점 계약

현대백화점그룹은 미국 홈퍼니싱 기업 윌리엄스 소노마와 독점 판매 계약을 맺고 올 5월 현대시티아울렛 가든파이브점에 가구 생활용품 
브랜드인 포터리반 매장을 열 계획이다. 사진은 미국 캘리포니아에 있는 포터리반 코르테마데라점 매장 전경. 현대백화점그룹 제공
현대백화점그룹은 미국 홈퍼니싱 기업 윌리엄스 소노마와 독점 판매 계약을 맺고 올 5월 현대시티아울렛 가든파이브점에 가구 생활용품 브랜드인 포터리반 매장을 열 계획이다. 사진은 미국 캘리포니아에 있는 포터리반 코르테마데라점 매장 전경. 현대백화점그룹 제공
정지선 회장
정지선 회장
해외직구(직접구매) 아이템으로 인기가 높은 미국 홈퍼니싱 기업 ‘윌리엄스 소노마’의 한국 상륙이 가시화됐다. 현대백화점그룹의 현대리바트는 14일 윌리엄스 소노마와 프랜차이즈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최근 가구와 인테리어 소품, 생활용품으로 집을 꾸미는 이른바 ‘홈퍼니싱(Home Furnishing)’ 시장이 성장하자 이에 대한 공략에 나선 것이다. 한국이 세계 유명 홈퍼니싱 브랜드의 격전지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윌리엄스 소노마는 윌리엄스 소노마, 포트리반, 웨스트 엘름 등 8개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는 미국 최대의 홈퍼니싱 기업이다. 2015년 기준 5조500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국내에서도 인기가 높아 직구 아이템으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 현대리바트는 윌리엄스 소노마의 브랜드 △윌리엄스 소노마 △포터리반 △포터리반 키즈 △웨스트 엘름에 대한 온·오프라인 사업을 향후 10년간 독점적으로 진행한다.

현대리바트는 올 상반기(1∼6월) 이 브랜드의 점포를 열 예정이다. 올해 5월 문을 여는 현대시티아울렛 가든파이브점 리빙관 1층에는 포터리반과 포터리반 키즈의 복합매장이 947m²(약 287평) 규모로 문을 연다. 리빙관 2층에는 웨스트 엘름의 단독 매장이 문을 연다. 현대백화점 목동점에는 6월 아시아 최초의 윌리엄스 소노마 매장이 개점하게 된다.

윌리엄스 소노마는 프리미엄 주방용품과 주방 가전을 주력으로 한다. 포터리반은 가구 생활용품 브랜드이며, 포터리반 키즈는 유아용품과 소품을 주력으로 한다. 특히 포터리반 키즈의 책가방은 초등학생 자녀를 둔 부모 사이에서 직구 아이템으로 인기가 높다. 웨스트 엘름은 좀 더 저렴하면서도 트렌디한 가구와 생활소품으로 유명하다.

윌리엄스 소노마 유치는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의 공격적인 사업 확장 때문이다. 정 회장은 이번 계약의 체결 과정을 직접 진두지휘했다.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홈 인테리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유통, 패션기업까지 경쟁적으로 뛰어들어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정 회장이 리빙사업을 그룹의 신성장동력으로 키우려는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최근 3년간 현대백화점의 가구, 식기, 주방, 침구용품 등 리빙 부문 매출 성장세는 10∼15%에 이른다. 현대백화점의 매출 신장률이 2014년 1.2%, 2015년 0.5%까지 내려간 것과 달리 높은 성장세를 유지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좀 더 공격적으로 리빙 부문을 키우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보통 매장 1층에는 패션 브랜드들이 들어가는데, 현대시티아울렛 가든파이브점 1층에 포터리반 브랜드 매장을 계획한 것도 이 때문이다. 현대리바트 관계자는 “소비자의 눈길을 가장 많이 끄는 1층에 홈퍼니싱 매장이 들어서는 것 자체가 파격적인 결정”이라고 말했다.

국내 홈퍼니싱 시장은 계속해서 커지고 있다. 흥국증권의 보고서에 따르면 2014년 10조8000억 원이던 홈퍼니싱 시장 규모는 2023년 17조9000억 원대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에 뛰어드는 업체도 많아지고 있다. 그 시작은 2014년 12월 세계 1위의 홈퍼니싱 기업인 이케아가 한국에 진출하면서부터다. 이케아는 개점 1년 만에 매출 3080억 원을 달성했다. 올해 말 이케아는 경기 고양시에 2호점을 내고, 2020년까지 총 매장 수를 6개로 늘릴 계획이다. 롯데백화점은 지난해엔 덴마크의 리빙용품 숍인 ‘플라잉 타이거 코펜하겐’을 서울 중구 본점 영플라자 1층에 열었다.

국내 업체들도 홈퍼니싱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부엌가구 전문회사였던 한샘도 홈 인테리어 기업으로 변신해 지난해 1조8556억 원의 사상 최대 매출을 올렸다. 2000년 이마트의 자연주의로 시작한 ‘자주’는 2010년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인수한 이후 매출 성장을 이어오고 있다. 지난해엔 2100억 원의 매출을 냈다.

오세조 연세대 경영학과 교수는 “홈퍼니싱 인기는 소득 수준 증가에 따른 참살이(웰빙)와 힐링 수요 확대를 대표하는 현상이다. 최근 들어 가정 내 생활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홈 인테리어와 라이프스타일의 차별화가 개인 패션의 차별화만큼이나 중요한 요소가 됐다”고 분석했다.

박은서 기자 clue@donga.com
#정지선#현대백화점그룹#윌리엄스 소노마#홈퍼니싱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