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무용수에 실력 안 밀려… 우리만의 색깔 보여주고 왔죠”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2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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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기에 플랑드르발레단 초청 공연 마친 무용수 박슬기-변성완

2014년 입단해 올해 드미솔리스트로 승급한 변성완(왼쪽)과 지난해 가전제품의 광고 모델로도 데뷔한 수석무용수 박슬기는 한 무대에 여러 차례섰다. “2인무를 같이 춘 적이 없어서 그런지 함께 사진 포즈 취하기가 쉽지 않네요. 하하.”(박슬기)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2014년 입단해 올해 드미솔리스트로 승급한 변성완(왼쪽)과 지난해 가전제품의 광고 모델로도 데뷔한 수석무용수 박슬기는 한 무대에 여러 차례섰다. “2인무를 같이 춘 적이 없어서 그런지 함께 사진 포즈 취하기가 쉽지 않네요. 하하.”(박슬기)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국립발레단 소속으로 해외 발레단의 공연에 초청받아 무대에 오른 것은 특별한 경험이었어요. 다른 발레단과 호흡을 맞추는 것도 색달랐어요.”(박슬기)

9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만난 국립발레단의 수석무용수 박슬기(31), 드미솔리스트 변성완(26)은 세계적인 발레 안무가 유리 그리고로비치(90)에게 선택받았던 기쁨과 감동을 털어놓았다.

벨기에의 플랑드르발레단은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5일까지 벨기에 안트베르펀 시립극장 무대에 ‘스파르타쿠스’를 올렸다. 박슬기와 변성완은 발레단의 초청으로 각각 주역인 예기나 역과 크라수스 역으로 두 차례 공연을 가졌다.

이 무대는 지난 30여 년간 러시아 볼쇼이발레단에서 예술감독을 지낸 그리고로비치의 90세 생일(1월 2일)을 기념한 공연이었다. 그리고로비치는 지난해 국립발레단의 ‘스파르타쿠스’를 보고 당시 출연한 박슬기와 변성완을 찜해 초대했다.

“유리 선생님 팀이 저희를 직접 추천했다고 해서 정말 영광이었어요. 소름이 돋을 정도로 좋았죠. 아마 캐릭터에 가장 잘 맞는 에너지를 가지고 있어서 그런 것 같아요.”(변성완)

출연진은 화려했다. 볼쇼이발레단의 전 수석무용수 이반 바실리예프(스파르타쿠스 역)를 비롯해 알렉산드르 볼치코프(크라수스 역), 아나스타시야 스타시케비치(프리기아 역) 등 볼쇼이발레단의 수석무용수들이 대거 출연했다.

“제가 유튜브 동영상에서 보고 공부했던 무용수들과 함께 공연한다는 사실이 많이 부담이 됐죠. 막상 무대에 서니 걱정했던 것과 달리 각자의 색깔이 많이 달라 저희가 가장 잘하는 것을 보여주면 되겠다 싶었어요.”(박슬기)

“국내 무용수들은 조금 거칠지만 좀 더 힘 있는 무용을 한다면 유럽 무용수는 조금 더 섬세하고 정확한 것 같아요.”(변성완)

국립발레단 단원이 해외 발레단에 초청받아 무대에 오른 것은 5년 만이다. 수석무용수 김지영과 이동훈이 2012년 볼쇼이발레단의 초청으로 공연했다. 강수진 국립발레단 예술감독은 이번 공연을 시작으로 단원들이 세계 무대에 초청되는 기회가 더욱 많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세계적인 무용수들과 함께 무대에 서면 주눅 들 수가 있어요. 하지만 국내 발레계의 실력이 세계적인 수준에 떨어지지 않기 때문에 초청받은 것이라 생각해요. 앞으로 어떤 단원이 갈지 모르겠지만 자기 자신을 믿고 스스로의 느낌을 밀고 나갔으면 좋겠어요.”(변성완)

‘백조의 호수’의 로트바르트 역과 ‘지젤’의 지젤 역으로 다시 한 번 해외 무대에 서고 싶다는 두 사람은 이번 공연을 계기로 발레단의 소중함도 깨달았다.

“플랑드르발레단의 수석무용수도 주역으로 섰을 때 무대에 오른 단원들이 서로 함께 위해주는 모습을 보았어요. 저희도 국립발레단 무대에 서면 군무에게 받는 에너지가 있거든요. 잠깐이지만 집을 떠나 보니 동료와 가족의 소중함을 알게 되었어요.”(박슬기)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국립발레단#박슬기#변성완#벨기에 플랑드르발레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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