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강원랜드 입장료 2년만에 또 인상 추진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2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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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값싼 입장료 탓 도박중독자 양산”… 출입규제 강화 등 근본대책은 외면
일각 “세수 늘리기에만 더 관심”


정부가 도박중독 대책의 일환으로 9000원인 강원랜드의 입장료를 2년 만에 다시 올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카지노 출입기준 강화 등과 같은 대책은 외면한 채 최근 3년간 갑절로 올린 입장료를 다시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이어서 ‘염불보다 잿밥에만 관심을 쏟는다’는 비판이 나온다.

13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강원랜드는 최근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 알리오에 ‘2016년 국감 주요 지적사항 및 조치계획’을 공시했다. 여기에서 도박중독 예방을 위해 카지노 입장료를 인상하라는 국회 요구와 관련해 “입장료는 개별소비세, 교육세, 부가가치세 등의 국세로 기재부가 결정한다”고 밝혔다.

윤승출 기재부 환경에너지세제과장은 이와 관련해 “강원랜드 입장료를 상향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인상 여부와 인상 폭 등에 대한 방침이 정해지면 올해 7월 발표하는 세법개정안에 포함하겠다”라고 덧붙였다.

강원랜드 입장료는 개별소비세(6300원)와 교육세(1890원), 부가세(810원) 등을 합쳐 현재 9000원이다. 정부는 5000원이던 강원랜드 입장료를 2014년 7500원, 2015년 9000원으로 올렸다.

전문가들은 입장료 인상만으로 도박중독자의 발걸음을 돌리기는 어렵다고 지적한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정부가 최근 3년 새 강원랜드 입장료를 2배 수준으로 올렸지만 입장객은 늘었다”고 소개했다. 이어 “도박중독자에 대한 출입 규제를 강화하고, 중독 예방 및 치유 사업의 실효성을 높이지 않으면 담뱃세 인상 때처럼 ‘서민 증세’ 논란만 확대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국회도 입장료 인상 이외에 카지노 출입제한 일수(월 15일)를 상향 조정하는 등 보다 강화된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강원랜드는 “지역경제의 부정적 영향, 실효성 검증 미흡, 해외 사례 등의 사유로 현행을 유지하기로 문화체육관광부와 협의를 완료했다”며 완강히 버티고 있다.

지난해 강원랜드 매출액은 1조7000억 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매년 10% 안팎의 가파른 성장세다. 정부가 지난해 강원랜드에서 거둬들인 세금도 3000억 원을 훌쩍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강원랜드가 도박중독 예방과 치유사업에 배정한 지난해 예산은 24억9000만 원에 불과했다.

세종=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강원랜드#입장료#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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