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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 시선/이항]백두산 호랑이 폐사… 관리시스템 재점검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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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 시선/이항]백두산 호랑이 폐사… 관리시스템 재점검해야

이항 서울대 수의대 교수 한국범보전기금 대표입력 2017-02-14 03:00수정 2017-02-14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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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항 서울대 수의대 교수 한국범보전기금 대표
지난달 25일 백두대간수목원 ‘호랑이숲’에 옮겨진 호랑이 두 마리 중 하나인 ‘금강’이 9일 만에 폐사해 많은 사람을 안타깝게 했다. 이를 계기로 백두산 호랑이 복원 계획의 주체인 산림청은 이 계획을 전면적으로 재검토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우선 복원이란 용어를 재검토할 것을 제안한다. 복원이란 ‘원래 상태로 되돌린다’는 의미다. 야생 수컷 백두산 호랑이 한 마리의 행동반경은 서울시 면적의 두 배인 1200km²에 이른다. 호랑이숲은 동물 탈출을 막기 위해 거대한 철책으로 둘러싸여 있는데 그 면적은 0.05km² 정도로 알려져 있다. 자연에서 호랑이가 살기 위해 필요한 면적의 2만4000분의 1에 불과한 곳에 가둬 놓고 백두산 호랑이를 복원했다고 말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복원은 아닐지라도 호랑이숲은 ‘서식지 외 보전기관’ 역할은 할 수 있을 것이다. 서식지 외 보전이란 야생의 서식지 안에서 개체군 보전이 실패할 경우를 대비해 멸종위기종을 인위적 시설에서 사육 번식시켜 미래에 야생으로 다시 돌려보낼 개체들을 보전하는 기법을 말한다.


서식지 외 보전을 위한 번식은 유전적 다양성을 보전하고, 인위적 사육 환경에 유전적으로 적응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난 수십 년간 이러한 원칙 아래 멸종위기종을 사육 번식시키기 위한 정교하고 과학적인 기법이 세계 유수의 동물원을 중심으로 발달해 왔다. 이를 기반으로 세계동물원수족관협회(WAZA)는 백두산 호랑이(아무르 호랑이)의 근친번식을 방지하고 과학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범세계적 종관리계획(Amur Tiger GSMP)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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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림청이 백두산 호랑이 보전에 관심을 갖고 있다면, 이러한 국제적 종관리계획 전문가와 협력 소통하면서 과학에 근거한 서식지 외 보전 체계를 갖추도록 다음 세 가지 점에서 노력해야 할 것이다.

첫째, 금강이가 유래한 중국 동북호림원의 혈통 기록은 학계의 공개적 검증을 받은 적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이 호랑이를 ‘백두산 호랑이’로 인정할 수 있을 것인지를 검토해야 한다.

둘째, 금강이의 급작스러운 폐사는 호랑이의 사육 번식 동물복지 건강 영양 환경관리에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호랑이숲과 호랑이의 관리시스템 전반을 재점검해야 할 것이다.

셋째, 서식지 외 보전 계획은 반드시 야생 서식지 내 보전을 지원해야 하며, 야생 생태계 보전에 대한 시민교육 프로그램을 포함해야 하는 것이 원칙이다. 백두산 호랑이는 북한 중국 러시아 접경지역과 연해주에 450마리 정도가 살고 있고, 이들이 확산되면 실제 백두산에 호랑이가 살게 된다. 백두산 호랑이의 복원을 위해서는 야생 개체군과 서식지 보전이 가장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진정으로 백두산 호랑이 복원을 위한 길이 무엇인지 산림청은 깊이 고민해야 할 것이다.

이항 서울대 수의대 교수 한국범보전기금 대표


#백두산 호랑이#호랑이 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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