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mpany&]엘아이에스, 첨단기술과 아름다움을 조율한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2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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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저 응용기술… 플렉서블 OLED 기술 발전에 기여
화장품 사후면세점… 한국 관광산업을 선도



‘레이저와 사후면세점.’ 언뜻 보면 어울리지 않는 사업을 영위하는 회사가 있다. 지난해 11월 수인코스메틱, 비앤비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으로 주인이 바뀐 지 불과 석 달 만에 회사를 정상화하고, 비상을 준비 중인 코스닥 상장사 ‘엘아이에스’가 주인공이다.

레이저 응용기술을 가진 레이저 사업부는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각광받는 플렉서블 OLED에 투자하는 글로벌 업체들의 장비 수주로 1500억 원의 연간 생산능력을 뛰어넘을 상황에 행복한 비명을 지르고 있다.

의왕시에 있는 엘아이에스 본사
의왕시에 있는 엘아이에스 본사


또한 잇츠스킨의 중국 총판을 맡고 있을 만큼 유통 및 마케팅 분야에 강점이 있는 수인코스메틱의 엘아이에스 인수로 부진을 이어가던 면세점 사업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더불어 중국인, 동남아 관광객을 대상으로 좋은 품질의 국내 화장품을 판매해 화장품의 한류를 다시 한 번 이끌 것으로 기대된다.

■플렉서블 OLED 시대 개화로 ‘엘아이에스 레이저 장비’ 전성기

엘아이에스 제3공장(화성)에서 레이저 커팅장비를 제조하고 있는 모습
엘아이에스 제3공장(화성)에서 레이저 커팅장비를 제조하고 있는 모습


경기 화성시에 위치한 엘아이에스 제3공장은 ‘플렉서블 OLED 레이저 커팅’ 장비 생산에 한창이다. 지난해 11월 증설한 이 공장은 BOE, Tianma 등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의 급증하는 장비수주에 대응하기 위해 세워졌다.

플렉서블 OLED는 투명 디스플레이, Rollable 디스플레이 등으로 응용 가능한 차세대 디스플레이인 만큼 삼성, LG뿐 아니라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도 대규모 설비 투자를 해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소재 및 이를 다루는 장비 기술의 난도가 매우 높아 커져가는 시장에 대응해 장비 납품이 가능한 회사는 몇 개 없다.



엘아이에스는 애플, 삼성, LG 등 글로벌리더 업체들에 납품한 이력과 레이저 기술력을 인정받아 중국시장 내 플렉서블 레이저 커팅 장비수주를 선점했다. 고객사가 업체 변경을 잘 하지 않는 장비 업체 특성상, 성장하는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시장의 수혜를 그대로 받을 가능성이 커 향후 실적은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엘아이에스 관계자는 “플렉서블 OLED뿐만 아니라, 디스플레이에 적용 가능한 모든 레이저 장비에 대해 중국업체는 물론이고 여러 글로벌 업체들과 20여 가지의 R&D가 진행 중이다. 현재도 OLED기판과 유리기판을 떼어내는 LLO(Laser Lift Off), 열과 수분에 취약한 OLED를 봉지하는 실링장비 등 여러 공정에 레이저 장비 수주가 이어지고 있다. 앞으로 커팅 장비뿐만 아니라 플렉서블 OLED에 적용 가능한 많은 레이저 장비를 엘아이에스가 담당하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사후면세점, 화장품 판매 중심으로 실적개선


진선미 용산점의 매장 모습
진선미 용산점의 매장 모습
사실 엘아이에스는 레이저 장비보다는 국내 최대 사후면세점으로 더 알려진 회사다. 하지만 대외적으로는 재작년 메르스 여파, 최근에는 사드 배치의 영향으로 패키지 관광객이 줄어들었고, 내부적으로는 면세점 확장으로 인한 부실이 커 기대만큼 실적을 내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나 화장품 유통 및 제조 전문기업 수인코스메틱 인수 이후, 사후면세점 사업부는 새로운 방향으로 재도약을 준비 중이다. 현재 8개의 사후면세점(서울 4개, 제주 4개) 중 건강기능식품과 잡화매장을 정리하고, 화장품 매장과 인삼매장만으로 재편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올 상반기 내에 부실한 면세점을 정리해 여행 성수기가 도래하는 하반기부터는 면세사업부에서 본격적인 실적을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화장품 판매는 수인코스메틱의 강점인 사업 분야로, ‘잇츠스킨’ ‘코리아나’ 등 국내 화장품 브랜드를 중국, 동남아 등에 다년간 수천억 원어치 수출했던 노하우를 엘아이에스 사후면세점에 접목시킬 예정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화장품의 ‘품질’이다. 그동안 사후면세점에서 여행객들에게 판매하는 화장품의 품질이 좋지 않다는 지적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엘아이에스 관계자는 “국내외에서 검증되고 엄격한 품질검사를 통과한 화장품 제조사의 화장품, 그리고 그 업체들과 협업하여 제조한 화장품들만 판매해 다른 면세점과 차별화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한국 사후면세점의 신뢰를 회복하고, 업계를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INTERVIEW



중국 진출의 경험 살려 시너지 높일 계획
- 임태원 엘아이에스 대표이사


“회사가 정상화될 때까지, 머리를 깎지 않겠습니다.” 지난해 11월 1일 엘아이에스를 인수할 당시 임태원 대표가 했던 다짐이다.

“3개월간 회사 내부의 구조조정 및 부실들을 정리 완료했고, 연이은 장비 수주로 인해 부족한 자재 구매 대금의 자금 조달도 완료했습니다. 우리 엘아이에스는 이제 앞만 보고 달려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엘아이에스 인수 후 3개월여의 노력 끝에 비로소 2주 전에야 이발을 할 수 있었다는 임 대표는 “상장사를 인수해 보니 주주들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지금까지는 회사를 정상화하는 데에 100% 노력을 쏟았다면, 이제는 회사를 성장시키는 데에 모든 것을 쏟을 것입니다. 제가 조금 더 열심히 뛰어서 임직원과 주주가 행복한 회사를 만들겠습니다”고 강조했다.

현재 임 대표는 매출 2000억 원 규모의 화장품 유통 전문업체 ‘수인코스메틱’의 사장직도 맡고 있다. 수년간 화장품 사업만 경영해왔기 때문에 일각에선 인수 후 레이저 사업부를 등한시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온 것도 사실이다. 임 대표는 “화장품 회사만 운영해 레이저 사업에 대해서 잘 모르지 않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습니다. 그런데 초점을 중국에 맞추어 보세요. 중국이 한국의 화장품을 잘 모를 때부터 중국시장에 뛰어들어 화장품을 팔았습니다. 저의 중국 내 인적 인프라와 화장품으로 다져진 영업 내공은 우리 회사의 레이저 사업부에도 분명히 큰 시너지 효과를 낼 것입니다. 레이저 사업부의 중국 매출을 이끌어 나갈 자신이 있었기 때문에 주저 없이 엘아이에스 인수에 참여한 것입니다”라고 강조했다. 임 대표의 자신감 때문일까. 엘아이에스의 해외 업체 수주잔액은 현재 600억 원에 달한다.
#엘아이에스#첨단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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