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축산물값… 지난달 9.5%↑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2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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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7개월만에 최대폭 올라… 전체 평균 소비자 물가의 5배 육박
라면 밑반찬 등 음식값 도미노 인상

지난달 돼지고기 쇠고기 등 축산물 가격이 2년 7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뛴 것으로 집계됐다. 조류인플루엔자(AI)에 이어 구제역까지 본격적으로 유행할 조짐을 보이면서 고기 값은 물론이고 식품 물가 전반이 크게 오를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13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쇠고기, 돼지고기, 계란 등 축산물 물가는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9.54% 올랐다. 2014년 6월(12.62%) 이후 2년 7개월 만에 최대 폭이다. 전체 평균 소비자물가 상승률(2.0%)보다는 5배 가까이 높은 수치다.

축산물 중에서는 AI 여파를 맞은 계란값이 1년 새 61.11% 뛰었다. 닭고기·계란의 대체재로 꼽히는 돼지고기와 국내산 쇠고기 값은 각각 4.50%, 4.73% 올랐지만 향후 더 오를 여지가 크다는 게 정부의 분석이다.

주요 식품 재료인 이들 가격이 상승하면서 음식값 전반이 오르는 추세다. 라면 가격이 지난달 4.54% 올랐고 밑반찬(2.70%) 등의 상승폭도 두드러졌다. 외식비용은 2015년 3월부터 지난달까지 2년 가까이 2% 이상의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먹거리 물가 상승은 특히 저소득층에 큰 부담이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회 입법조사처에 의뢰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최저 소득구간인 1분위 소득자가 체감한 연간 물가 상승률은 1.33%(2015년 기준)로 10분위(0.41%)의 3배가 넘었다. 최근 식료품 가격이 다른 상품에 비해 크게 뛰면서 식료품 지출 비중이 높은 저소득층이 느낀 물가 부담이 더 컸다는 게 김 의원의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구제역 등 가축 감염병 유행으로 축산물 가격 오름세가 더 가팔라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AI로 계란·닭고기 공급이 부족해진 상황에서 최근 발병한 구제역까지 전국적으로 번질 경우 추가적인 물가 상승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구제역이 대유행한 2011년 상반기(1∼6월) 축산물 가격은 20% 가까이 급등했다.

최배근 건국대 교수(경제학)는 “정부 당국자들은 전체 평균 소비자물가지수만을 근거로 물가 상승이 심각하지 않다고 설명하지만, 밥상 물가 오름세는 이미 서민들의 소비심리까지 크게 악화시킬 만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이어서 “일시적으로 수입물량을 늘리는 대책 외에도 축산업계의 높은 유통마진을 낮추려는 노력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세종=천호성 기자 thousand@donga.com
#축산물#가격#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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