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비행기]스마트폰 세상에 다시 뜨는 필사… 아날로그의 생명력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2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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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주째 교보문고, 예스24 등 서점들의 베스트셀러 순위 1위를 지키는 책은 ‘어쩌면 별들이 너의 슬픔을 가져갈지도 몰라’(사진)다. 명시들을 손으로 써보도록 하는 필사 시집이다.

드라마 ‘도깨비’에 소개된 덕이 크긴 하지만, 주춤했던 필사 열기를 다시 지핀 계기도 됐다. 메모도 스마트폰으로 하는 세상에 필사라니. 골동품이 될 줄 알았던 연필은 이렇게 21세기에도 쓰임새를 이어간다. 한 글자 한 글자 쓰면서 시가 자연스럽게 외워진다는 독자들도 있다.

아날로그의 생명력이 끈기 있는 건 이뿐 아니다. 팟캐스트는 분명 21세기형 매체이지만, 뒤집어 생각해보면 라디오가 새로운 기기로 옷을 갈아입은 셈이다. ‘귀에만 들려주는 이야기’는 이렇게 시간을 견디고 지속한다.

아날로그의 속성 중 하나는 하나의 감각만을 쓴다는 점일 것이다. 연필을 쓰는 손이라는 촉각, 오롯이 귀로만 들어야 하는 청각…. 이런 것들은 집중력이 많이 필요해 향유하기가 쉽지 않지만 공을 들인 만큼 오래 남는다.
 
김지영 기자 kimjy@donga.com
#아날로그#어쩌면 별들이 너의 슬픔을 가져갈지도 몰라#도깨비#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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