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홀 뒤 골프장 옮겨 9홀 더… 트럼프-아베 ‘하이파이브’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2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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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日 정상회담]美日 정상 60년만의 골프외교

밀월 과시하는 美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에서 세 번째)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왼쪽에서 두 
번째)가 11일(현지 시간) 플로리다 주 팜비치 인터내셔널 골프장에서 골프를 치던 중 서로 손을 뻗어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사진 출처 트럼프 대통령 트위터
밀월 과시하는 美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에서 세 번째)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왼쪽에서 두 번째)가 11일(현지 시간) 플로리다 주 팜비치 인터내셔널 골프장에서 골프를 치던 중 서로 손을 뻗어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사진 출처 트럼프 대통령 트위터
“아베 총리와 멋진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2일(현지 시간) 새벽 자신의 트위터에 이렇게 썼다. 플로리다 주 팜비치에 있는 인터내셔널 골프장에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하이파이브(상대방과 손바닥을 서로 부딪치며 하는 인사)를 하는 사진도 함께 올렸다.

10일 워싱턴에서 정상회담을 마친 두 정상은 미국 대통령 전용기인 ‘에어포스 원’을 타고 플로리다로 날아가 다음 날 동반 라운딩을 펼치며 친밀감을 과시했다. 화창한 날씨에 기온이 23도 내외로 포근해 양 정상은 18홀을 돌고 골프장을 옮겨 9홀을 더 돌아 총 27홀을 즐겼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슬로건인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 구호가 적힌 하얀 모자를 쓰고 나왔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으로 메이저 4승의 베테랑 골퍼 어니 엘스도 동참했다.

아베 총리는 라운딩 전날 “트럼프 대통령을 이기기는 힘들 것 같다”고 몸을 낮췄다.

이날 골프 회동은 철저하게 비공개여서 두 정상 중 누가 더 잘 쳤는지, 카트를 함께 타고 다니면서 무슨 대화를 나눴는지 등은 알려지지 않았다. 미일 정상 간 골프 회동은 1957년 아베 총리의 외조부인 기시 노부스케(岸信介) 전 일본 총리가 미국을 방문해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전 미 대통령과 함께 필드에 나선 뒤 60년 만이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트럼프 대통령과 아베 총리가 미국 플로리다에서 두 번째 골프 라운딩을 마치고 마러라고 리조트로 복귀해 부부 만찬을 시작하기 직전 단행됐다. 만찬을 마친 두 정상은 오후 10시 35분 예정에 없던 긴급 기자회견을 했다.

두 번째 만난 두 정상은 간간이 부자연스러운 장면도 연출했다. 10일 백악관 정상회담 전 트럼프 대통령은 아베 총리의 손을 두 손으로 꽉 잡고 “강한 손”이라고 치켜세웠다. 무려 19초 동안 손을 잡혔다가 자유로워진 아베 총리가 기겁하는 표정이 카메라 앵글에 잡히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어를 모르면서도 공동 기자회견에서 동시통역 장치를 사용하지 않아 상대방의 말을 듣지 않은 것이나 다름이 없다는 지적을 받았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의 부인 멜라니아 여사는 10일 아베 총리의 부인인 아키에(昭惠) 여사가 청각장애인을 위한 대학교를 방문할 때 동행하지 않는 등 외교 관례를 깼다는 비판을 받았다. 다음 날인 11일 남편들이 골프 회동을 하는 시간에 아키에 여사와 함께 플로리다 주 델레이비치의 일본 문화 체험시설과 일본식 정원이 있는 모리카미 박물관을 찾아 첫 ‘배우자 외교’에 나섰다.

아베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줄 방미 선물로 금색 펜과 서류 케이스를 마련했다. 뉴욕 트럼프타워 최상층 자택과 대통령 집무실을 금색으로 장식하는 등 금 장식을 좋아하는 트럼프의 취향을 고려한 선물이라고 요미우리신문은 전했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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