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gazine D/ 카드뉴스] ‘인간’ 박근혜가 강조한 지도자의 5가지 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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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년 2월 10일 14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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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 대면조사가 청와대 거부로 무산됐습니다. 하지만 특검은 대면조사를 다시 추진할 계획입니다. 매거진D는 박 대통령의 자서전을 분석해 그 ‘해법’을 찾아봤습니다.



2월 9일로 예정된 박근혜 대통령 대면조사가 청와대 거부로 무산됐습니다. 하지만 특검은 다시 추진할 계획입니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국정농단사건의 정점인 대통령을 직접 만나 조사하겠다는 방침입니다. 그동안 박 대통령은 신년 기자회견, 대리인단 입장 표명, 인터넷TV 인터뷰로 자신의 생각을 밝혔습니다.

“이번 사태는 누군가의 기획인 것 같다. 최순실 사태는 거짓말로 쌓아 올린 거대한 산이다”

하지만 ‘일방적인’ 해명에 의문은 더 커졌습니다. 특검이 대면조사를 하는 것도 그 때문입니다. 진상을 규명하자는 겁니다. 헌정 사상 최초의 현직 대통령 대면조사. 과연 박 대통령에게 필요한 태도는 뭘까요. 지금껏 박 대통령이 자서전에서 밝혀온 태도가 아닐까요?

대면조사의 쟁점은 크게 5가지. 매거진D는 자서전을 분석해 박 대통령이 취해야 할 자세를 찾아봤습니다.

쟁점1 뇌물수수 혐의
박 대통령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을 도와주는 대가로 삼성에서 뇌물(재단 출연, 최순실씨 회사 계약, 정유라씨 승마지원비 등)을 받았다

박 대통령은 “엮어도 억지로 엮은 것이다. 말도 안 되는 거짓말”이라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습니다.

“사욕과 이기심의 발동으로 추구하는 모든 세상사는 한때 그것이 아무리 기가 막히게 좋은 것으로 보인다 해도 결국은 고통스럽고 허망할 뿐이다.” ‘평범한 가정에 태어났더라면’ 164쪽, 1993

만약 사욕과 이기심이 없었다면 뇌물수수 혐의를 부인하기보다 적극적 해명을 해야할 것입니다.

쟁점2 생명권 보호의무 위반 혐의
세월호 7시간 동안 대통령이 업무를 제대로 보지 않는 등 국민을 보호하지 못했다

박 대통령은 “여성 대통령이 아니면 비하(세월호 7시간 시술의혹 등)를 받을 이유가 없다”고 항변했습니다.

“각자가 매일매일 책임을 완수하는 자세의 중요성을 평소에는 잘 깨닫지 못하기 쉽지만
조그마한 책임의 소홀로 폭발사고와 같이 수많은 이웃을 희생시키는 경우는 결코 드문 일이 아님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새마음의 길’ 91쪽, 1979

박 대통령은 대통령의 책임완수에 대한 질문을 여성 비하로 왜곡해 논점을 흐려서는 안 될 것입니다.

쟁점3 직권남용 혐의
박 대통령이 문화계 블랙리스트 작성에 관여하고, 주요 공직에 최순실씨 입맛에 맞는 인사를 고용했다

박 대통령은 “개인과의 정실에 치우쳐 인사권을 남용한 적 없다. 블랙리스트는 전혀 알지 못한다”고 밝혔습니다.

“권력은 칼이다. 큰 권력은 사람들을 두렵게 만들지만 정작 그 큰 권세를 가장 두려워해야 할 사람은 그것을 소유한 당사자이다. (…) 그 칼을 마구 휘둘러서 쌓여지는 원망, 분노, 복수심 등은 되돌아와 그의 목을 조른다.” ‘평범한 가정에 태어났더라면’ 75쪽, 1993

권력이란 ‘칼’을 가진 대통령이라면 직권남용 혐의를 자성의 계기로 삼아야 할 것입니다.

쟁점4 국민주권주의와 법치주의 위반 혐의
최순실 씨가 청와대 연설문 등 기밀 문건을 받아보며 국정을 농락하게 했다

박 대통령은 “취임 후에도 일정기간 일부 의견을 물은 적 있으나 보좌체계가 완비된 이후에는 그만뒀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생각 한 번 일으킨 것, 말 한마디 한 것이 행동의 흔적을 남기고, 그것은 후에 비슷한 상황을 만나면 비슷한 행동을 하도록 영향을 남기게 된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흔히 듣는 ‘업’이라는 것이다.” ‘결국 한 줌, 결국 한 점’ 68쪽, 1998

박 대통령의 말처럼 사람은 비슷한 행동을 하기 마련입니다. 이같은 ‘업’을 인정하고
과거를 돌아봐야 할 것입니다.

쟁점5 언론의 자유 침해 혐의
‘정윤회 문건’ 보도에 대한 보복으로 세계일보 경영진을 압박했다.

박 대통령은 “세계일보 등을 상대로 언론 자유를 침해하려 한 적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한번 권력의 맛을 본 사람은 그 권력을 잃지 않으려고 전전긍긍한다. 권력의 소중함은 국민을 위해서 많은 일을 할 수 있다는 데 있다. 그런 권력이 개인의 이익을 위해 남용되었을 때 그 결과는 추악했다.” ‘절망은 나를 단련시키고 희망은 나를 움직인다’ 147쪽, 2007

그것이 설령 언론의 자유를 침해하려는 의도가 없었더라도 권력유지를 위한 방편은 아니었는지 생각해봐야 합니다.

박 대통령의 자서전에는 지도자 자질에 대한 성찰이 많습니다.

“세상 사람들이 흔히 부러워하는 높은 자리에 있는 사람이라 해도 꼭 필요한 존재가 되는 것은 아니다. 필요는커녕 오히려 사회에 해를 끼치고 사람들에게 혐오감을 주어 제발 좀 물러나 주었으면 좋겠다는 손가락질을 받을 수도 있다. 어떤 사회, 어떤 분야에서든 꼭 필요한 사람이 되어 그 거대한 전체가 조화롭게 움직이는 데 기여하는 것,
자기 몫을 다하는 것. 그것이 봉사요, 이웃 사랑이요. 살아가는 의미일 것이다.”
‘내 마음의 여정’ 49쪽, 1995

예정된 대면조사를 갑작스레 취소한 박 대통령.
대면조사에 응하는 것은 ‘자기 몫을 다하는 것. 그것이 봉사요, 이웃 사랑이요. 살아가는 의미일 것’입니다.

기획·취재 이혜민 기자 behappy@donga.com
기획·디자인 강부경 기자 bk0928@donga.com
#박근혜#청와대#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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