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커 피플] 부산 조진호 감독 “굳이 왜 챌린지로 갔냐고? 승격시키면 기쁨이 두 배잖아~”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2월 10일 05시 45분


확실하고 안정된 전력수급이 이뤄지는 상주상무를 떠나 부산 아이파크로 옮긴 조진호 감독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할 K리그 챌린지(2부리그)에서의 새 시즌을 고대하고 있다. 1차 전지훈련을 진행한 전남 순천에서 만난 그는 부산에 뚜렷한 팀 컬러를 입히겠다는 의지를 불태웠다. 순천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확실하고 안정된 전력수급이 이뤄지는 상주상무를 떠나 부산 아이파크로 옮긴 조진호 감독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할 K리그 챌린지(2부리그)에서의 새 시즌을 고대하고 있다. 1차 전지훈련을 진행한 전남 순천에서 만난 그는 부산에 뚜렷한 팀 컬러를 입히겠다는 의지를 불태웠다. 순천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 부산 지휘봉 든 조진호 감독

“역대급 챌린지 경쟁, 벤치 대결 설렌다
핵심은 선제골…괴롭히는 플레이 할것”


지난해 조진호(44) 감독은 큰 족적을 남겼다. 군팀 상주상무를 K리그 클래식(1부리그) 상위 스플릿(1∼6위)에 진입시켰다. 과거 대전 시티즌을 챌린지(2부리그) 정상으로 이끌며 승격의 영광을 일군 지도력이 다시금 빛을 발했다.

그리고 지난해 11월 그는 또 한 번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챌린지에서 비상을 꿈꾸는 부산 아이파크로 향했다. 처음 제안을 받고 고민이 컸다. 주변의 만류도 있었다. 굳이 ‘아랫물(?)’로 내려갈 필요가 없다는 이들이 많았다. 그러나 이내 ‘할 수 있다’는 확신이 섰다. 부산의 비전도 느꼈다.

조 감독에게 챌린지는 아랫물이 아니었다. 클래식 못지않게 뜨거운 도전의 장이었다. 2017시즌은 더욱 그렇다. 클래식을 경험해본 쟁쟁한 팀들이 많고, 스타급 선수들의 이동도 나름 활발했다. 특히 이름값 높은 지도자들이 포진해 흥미를 더한다. “클래식보다 챌린지에서의 승격 싸움이 훨씬 흥미로울 것”이라는 이야기가 많은 이유다. 부산의 1차 전지훈련지인 전남 순천에서 만난 조 감독은 “쟁쟁한 선배 감독님들과 펼칠 벤치 싸움에 많이 설렌다. 두려움도 없다. 멋진 경쟁을 펼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부산의 공격력이 기대된다.

“현재 자원만 유지된다면 당장 클래식에 올라가서도 어깨를 나란히 할 만하다. 이정협, 김현성, 정석화, 전현철 등 기존 자원에다 루키안, 박준태 등 보강된 인원들의 기량이 아주 출중하다. 화력대결에선 충분히 승산이 있다.”

-챌린지 경쟁이 ‘역대급’이라는 예상이 많다.

“맞다. 대단할 것 같다. 출중한 경력을 보유한 많은 분들과의 대결이다. 쉬어가는 타이밍이 없다. 그래도 모든 것은 유비무환이다. 준비만 돼 있다면 못할 것은 없다. 선수단의 의지가 강하다. 이 분위기를 시즌 내내 꾸준히 유지해야 한다. 위기도 분명 찾아오겠지만, 빨리 극복해 지속적인 슬럼프로 이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부산 조진호 감독.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부산 조진호 감독.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대전에서의 승격 경험이 도움이 될 듯하다.

“물론이다. 핵심은 첫 골이다. 선제골의 중요성을 계속 강조한다. 일단 먼저 득점하면 승리 확률을 높일 수 있다. 언젠가 아들이 묻더라. 축구의 목표가 뭐냐고. 한참 엉뚱한 대답을 했더니 고개를 젓더라. 목표(Goal)가 골(Goal)이 아니냐고. 한 방 맞았다. 골이 곧 골이다.”

-선수들에는 어떤 주문을 많이 하나.

“표현하는 축구다. 말도 많이 하고, 서로 감추지 말고, 끊임없이 속내를 이야기하자고 한다. 이심전심이다. 결국 서로의 마음이 맞아야 좋은 축구가 이뤄진다. 여기에 자신의 브랜드를 높이자고 한다. 그래야 투자가 따르고, 이를 통해 다시 향상을 꾀할 수 있을 테니까.”

-상주에 남았다면 좀더 편했을 텐데.

“스카우트에 매달리지 않아도 알아서 좋은 선수가 찾아오고, 안정적으로 하면서 원하는 축구를 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럼 큰 고민 한 가지는 덜었을 것이다. 그런데 지난 일이다. 도전은 열정이 있을 때 가능하다. 부산을 승격시킨다면 지금까지보다 기쁨의 의미가 배가되지 않겠나. 행여 목표를 이루지 못하더라도 밑바탕을 유지하며 기둥을 세우고, 살을 조금씩 찌워나간다면 충분히 보람을 찾을 수 있다. 이곳에서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몰라도 의지가 있다. 믿음도 있다. 절실하게 내 축구를 그려가겠다.”

부산 조진호 감독.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부산 조진호 감독.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부산에선 어떤 축구철학으로 다가서는지.

“공격이든, 수비든 끊임없이 상대를 괴롭히는 플레이가 필요하다. 스코어 5-0으로 이기는 부분도 중요하지만, 세트피스로 5골을 올리는 것보다 인플레이 상황에서 얻는 2∼3골이 더 의미가 있다. 타이트하고 콤팩트한 축구로 상대를 제압하고, 팀 전체가 타이트하게 물고 늘어지도록 해야 한다. (상대적으로 부족한) 수비 부담을 공격으로 해소할 방안도 모색 중이다.”

-2013년부터 벌써 사령탑 5년차다.

“4년이 어떻게 흘러갔는지 모르겠다. 대전에서 압도적인 결과로 클래식에 승격했고, 거기서 시행착오도 겪었다. 그 때는 정말 고통스러웠는데, 돌이켜보면 더 단단해진 계기가 됐다. 대단한 선수들과 함께한 상주에서의 기억도 아주 소중하다. 부산에선 단순히 승률 이상의 결실을 맺고 싶다. 선수 개개인에게 더욱 세심하게 관심을 기울이고, 잠재력을 끌어낼 수 있도록 하겠다. 자신감은 버리지 않되, 더욱 겸손하고 초심을 잃지 않는 감독으로 남고 싶다.”

● 조진호 감독

▲생년월일=1973년 8월 2일
▲출신교=대륜고∼경희대
▲선수 경력=포철(현 포항 스틸러스·1994∼1996년), 상무(1997∼1998년), 포항(1999년), 부천SK(현 제주 유나이티드·2000년), 성남일화(현 성남FC·2001∼2002년)
▲지도자 경력=부천 코치(2003∼2005년), 제주 코치(2006∼2010년), 전남 드래곤즈 코치(2011∼2012년), 대전 시티즌 감독대행·코치(2013∼2014년), 대전 시티즌 감독(2014년 5월∼2015년 5월), 상주상무 감독(2016년), 부산 아이파크 감독(2017년∼현재)

순천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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