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국제영화제의 감초’ 청소년 영화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2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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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아카데미 참가 중고생 구슬땀… 자막 삽입작업 거쳐 7월 공식 상영
현역 감독들도 가세 열기 뜨거워

제7기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청소년영화아카데미에 참여한 중고교생으로 구성된 7개팀 가운데 초록팀이 청소년영화섹션에 출품하는 단편영화 ‘망상’을 찍고있다. 부천시민미디어센터 제공
제7기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청소년영화아카데미에 참여한 중고교생으로 구성된 7개팀 가운데 초록팀이 청소년영화섹션에 출품하는 단편영화 ‘망상’을 찍고있다. 부천시민미디어센터 제공
‘고교생 도현 A가 거울 앞에 앉아 두려움의 눈물을 흘린다. 인기척에 놀라 돌아보니 아바타 도현 B도 눈물을 흘리며 서있다.’

7월 제21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BIFAN) 청소년영화 섹션에 출품된 단편영화 ‘망상’의 첫 장면이다. 주인공 도현이 자아를 거울에 투영하면서 괴로워한다. 겉으로 드러난 모습과 내면이 다르게 나타나는 듯해 보이지만 결국 망상에 불과하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제7기 BIFAN 청소년영화아카데미에 참가한 중고교생 42명이 구성한 7개 팀 가운데 초록팀이 후반 제작 중이다.

초록팀원 6명은 인디포럼작가회의 소속 이현빈 ‘멘토’ 감독의 지도 아래 3주간 시나리오, 촬영, 편집 작업을 마친 상태다. ‘망상’은 6일 청소년영화아카데미 수료식의 기술 시사회에서 1차 완성본을 선보였다. 팀원들은 요즘 보완할 부분에 대한 수정 편집에 한창이다. 최종 완성본을 다음 달 6일 BIFAN 조직위원회에 제출하기까지 시간이 빠듯하다. 조직위에서는 자막 삽입작업을 거쳐 7월 BIFAN 때 공식 상영한다.

주황팀 6명도 영화 ‘에어로, 빅’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에어로, 빅’은 태권도를 배우던 초등생이 친구에게서 놀림을 받고 포기하지만 다시 에어로빅을 배워 자신감을 되찾는다는 줄거리다. 단순한 내용이지만 메시지가 강렬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BIFAN 조직위가 2011년부터 매년 겨울방학마다 마련한 청소년영화아카데미의 열기는 7기째를 맞은 올해 더 뜨거웠다. 부천시민미디어센터 및 인디포럼작가회의가 주관하면서 현역 영화감독이 대거 가세했다. 지원자 65명 중 선발된 수강생 42명은 3주간 매주 월∼금요일 7시간씩 진행한 수업에 한 번도 빠지지 않았고 수료식 때도 모두 참석했다.

지난해 관객 1000만 명을 넘기며 돌풍을 일으킨 영화 ‘부산행’의 연상호 감독이 이번 아카데미 개원식 때 특강을 했다. 비정규직 문제를 다룬 영화 ‘카트’의 부지영 감독을 비롯해 유명 감독 4명이 시나리오 연출 촬영 조명 등 분야별 강의를 맡았다. 인디포럼작가회의에서 파견한 독립영화 감독 7명은 7개 팀별 멘토로 나섰다.

김종욱 부천시민미디어센터 교육담당자는 “영화 초보자들이 만들었지만 기성영화에서 볼 수 없는 또래 이야기를 열정적으로 담고 있어 관객들에게 좋은 영화로 기억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 7개 팀이 각각 만든 영화는 9∼20분짜리 단편으로 청소년영화 섹션으로 모은 7편의 상영시간은 90분이다. 이 영화들은 7월 BIFAN 때 영화관에서 유료로 볼 수 있다.

최성윤 BIFAN 조직위 기술팀장은 “청소년영화아카데미 수료생들의 영화는 매년 만석일 정도로 인기”라고 소개했다.
 
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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