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에 구제역까지… 지자체 대보름 행사 취소-축소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2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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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은 올림픽 성공 개최 행사로 준비… 삼척시는 ‘기줄다리기’만 진행
박물관에선 부럼깨기 등 행사 다양

강원 삼척시 정월대보름맞이 행사로 열리는 지역의 대표 전통놀이인 ‘기줄다리기’. 여러 갈래의 줄이 ‘바다게 다리’ 모양과 비슷해 이 같은 이름이 붙었다. 삼척시 제공
강원 삼척시 정월대보름맞이 행사로 열리는 지역의 대표 전통놀이인 ‘기줄다리기’. 여러 갈래의 줄이 ‘바다게 다리’ 모양과 비슷해 이 같은 이름이 붙었다. 삼척시 제공
‘떳떳한 마음으로 소망을 외고 빕니다/가슴을 채우고 남은 여백이 선선하고 내놓아 부끄럽지 않은 속살이 떠오릅니다/대보름 달을 보며 달에게 물어봅니다/거짓과 위선이 얼마나 우울한지 빛나고 눈부시지 않은 대답이 들려옵니다’(대보름 달을 보며/강세화)

조류인플루엔자(AI)에 이어 구제역까지 발생하면서 전국의 지방자치단체가 정월 대보름(11일) 행사를 취소하거나 축소하는 가운데 중부권 일부 지자체에서 주민의 결속과 마을의 무사태평을 기원하는 행사를 개최한다.

2018겨울올림픽 개최지인 평창에서는 올 대보름 행사를 올림픽 성공 개최 기원 행사로 준비했다. 용평면번영회는 11일 오후 1시 장평리 새이들 일원에서 주민 80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행사를 연다. 올림픽 성공 개최 및 가족의 무사안녕을 기원하는 소원지(所願紙)를 작성하고 풍등을 날린다. 10일 봉평면에서도 올림픽 성공 개최와 가가호호 안녕을 축원하는 지신밟기를 시작으로 11일 연날리기, 제기차기, 강강수월래 등 각종 전통놀이와 달집태우기 등을 진행한다.

삼척시는 당초보다 규모를 대폭 축소해 11일 오전 11시 삼척 엑스포광장에서 정월대보름제의 하이라이트이자 삼척 대표 민속놀이인 기줄다리기만 예정대로 진행한다. 기줄다리기는 바다게 형태의 여러 갈래 줄을 잡아당기는 놀이. 1662년 삼척부사였던 허목이 시작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으며 1976년 강원도 무형문화재 2호로 지정됐다.

국립춘천박물관은 11일 정월대보름맞이 행사로 ‘부럼 깨기 귀밝이술 마시기’를 연다. 오전 9∼11시, 오후 2∼3시 박물관을 찾은 관람객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이어 오후 3시에는 영화 ‘도라에몽:스탠바이미’가 상영되고 영화 관람객을 대상으로 부럼 나누기도 진행된다.

국립청주박물관은 ‘운수대통! 만사형통!’이라는 정월대보름 행사를 준비했다. 대보름 당일 상설전시실 로비에서 영유아 동반 가족에게 ‘복주머니’를 선착순으로 나눠준다. 오후 2시 반에는 대강당에서 어린이전래동화 뮤지컬 ‘혹부리 영감’이 상연되고, 3시 반부터는 상설전시실 앞에서 ‘신명나는 우리의 풍물놀이’를 시작으로 ‘소원지 태우기’ 행사가 이어진다.

어린이박물관 앞뜰에서는 팽이, 투호, 제기차기 등 전통놀이 체험이 가능하다. 충북 증평군 증평읍 율리 좌구산천문대에서는 달 관측 행사와 달 사진 촬영, 부럼 나눠주기가 진행된다. 이곳에는 천체를 최대 700배까지 확대해 볼 수 있고, 640km 떨어져 있는 사람도 알아볼 수 있는 지름 356mm 렌즈를 장착한 초대형 굴절망원경이 있다. 또 지름 400mm와 300mm의 반사망원경, 150mm와 130mm의 굴절망원경 등도 있다.

충남 보령시 다문화가족지원센터는 11일 여성인력개발센터에서 결혼이민여성 30여 명을 대상으로 대보름 나물 요리, 윷놀이 체험 등을 진행한다.
 
장기우 straw825@donga.com·이인모·지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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