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테랑도 10년 만의 복귀에 긴장감을 떨치지 못했지만 가족의 응원으로 용기와 자신감을 얻었다. ‘워킹 맘’ 고소영이 가정생활을 잠시 미뤄 두고 현장으로 돌아왔다. 무대는 27일 첫 방송하는 KBS 2TV 월화드라마 ‘완벽한 아내’다. 2007년 ‘푸른 물고기’ 이후 10년 만이자 2010년 장동건과 결혼한 후 아들과 딸을 낳은 뒤 복귀작이다.
고소영은 이에 앞서 9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모처에서 간담회를 열고 복귀 소감을 밝혔다. 1월 첫 촬영에 나서면서 “심장소리가 쿵쿵 날 정도로 떨렸지만 기분 좋은 설렘이었다”고 했다.
“10년을 쉬어 사실 우려되는 부분이 많다. 하지만 이 시기를 놓치면 다시는 제 일을 찾을 수 없다고 생각했다.”
사실 고소영은 아이들을 낳고 연기 활동을 재개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아이들은 엄마의 손길을 많이 필요로 했고, 그 자신 역시 마음의 여유가 없었다. 그래도 아내와 엄마로서 시간은 행복하지만 연기를 통해 잊고 지냈던 “또 다른 삶의 활력”을 느꼈다. 이제 장동건의 육아 도움과 자녀들이 어느 정도 자랐다는 판단에 카메라 앞에 섰다. 첫 촬영 전날 밤을 새고 현장에 도착해 “센스 없이” 동선을 이탈하기도 했지만 점점 “몸이 풀리고” 있다.
드라마는 평범하지만 드센 성격의 주부(고소영)가 남편(윤상현)과 불화를 겪은 뒤 한 사건을 계기로 새로운 목표를 향하는 이야기다. 고소영은 “그동안 커리어우먼이나 섹시한 이미지의 캐릭터 제의는 있었다. 하지만 제가 가지고 있지만 공개되지 않았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오랜만의 복귀인데 폼 잡는 것보다 친근한 작품을 선택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이어 “남에게 잘 의지하지 않고, 힘이 세고(웃음), 독립적인 성격이 저와 비슷하다”면서 “누구나 결혼생활하면서 배우자의 배신이나 외도 등 실제로 일어나지 않은 일을 상상하지 않나. 저도 마찬가지다. 이런 부분에 더 많이 공감했다”고 덧붙였다.
결과에 대한 책임감도 막중하다. 대중이 고소영에 대해 첫 번째로 떠올리는 새침한 이미지에 대해 “그런 편견은 연기로 풀어야 할 숙제”라며 “계단 올라가듯이 차츰차츰, 진정성 있게 다가가겠다”고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