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도 안한 ‘군함도’, 일본 우익과 먼저 붙는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2월 10일 06시 57분


영화 ‘군함도’는 일제강점기 조선인 강제징용의 아픈 역사를 담고 있지만, 일본 우익세력은 역사적 사실마저 부정하고 있다. 사진제공|외유내강
영화 ‘군함도’는 일제강점기 조선인 강제징용의 아픈 역사를 담고 있지만, 일본 우익세력은 역사적 사실마저 부정하고 있다. 사진제공|외유내강
극우 성향 산케이 신문 “거짓 폭로”
‘유네스코등재 반대위한 영화’ 주장도
류승완 감독“전 세계 알아야 할 역사”

너무 일찍 불이 붙었다. 제작비 220억원 규모의 대작 ‘군함도’가 개봉을 5개월이나 앞두고 일본발 이슈에 맞닥뜨렸다. 지난해 12월 촬영을 끝내고 현재 후반작업 중인 ‘군함도’(제작 외유내강)에 대해 극우 성향의 산케이신문이 최근 영화의 강제징용 피해 소재를 “거짓 폭로”라고 비난하는 등 일본 우익세력이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군함도’는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현장인 하시마(군함도)에 끌려간 조선인들이 핍박의 고통 끝에 탈출하는 과정을 그린다. 해저탄광 채굴에 용이한 몸집 작은 소년들을 끌고간 일제의 잔혹함도 고발한다. ‘베테랑’ 류승완 감독의 차기작으로, 황정민과 송중기, 소지섭이 주인공이다.

일본 우익세력은 영화의 7월 개봉을 앞두고 제작진이 1월 일찌감치 공개한 1분9초 분량의 예고편을 통해 관련 소재를 확인하고 이를 못마땅히 여기며 비난하고 있다. 심지어 하시마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반대하기 위해 한국이 ‘군함도’를 만들었다는 주장까지 내놨다.

‘군함도’ 제작진은 이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류승완 감독은 “하시마가 지닌 역사에 대해 전 세계인이 알아야 한다”며 “밝은 것과 어두운 것 모두 떳떳하게 드러냈을 때 문화유산으로서도 가치가 있다”고 맞섰다.

류승완 감독은 2012년 영화 ‘베를린’을 끝내고 ‘군함도’ 기획을 시작했다. 역사적 사실에 근거를 두기 위해 오랜 기간 자료를 조사했고, 몇 차례 현지답사도 다녀왔다. 그 과정에서 강제징용 조선인에 대한 인권 유린을 실상을 드러내는 자료도 다수 확보해 영화에 녹여 넣었다.

제작진은 또 시간이 지날수록 일본측의 공세가 심해질 수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현재로선 “후반작업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이다. 영화계 안팎에서는 ‘군함도’가 우리의 아픈 역사를 다시 한 번 살펴볼 수 있는 공론의 장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감도 형성되고 있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