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컴 투 동막골’ 이후 12년 만에 ‘조작된 도시’로 돌아온 박광현 감독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2월 9일 14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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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 만에 돌아오니 다들 ‘도대체 뭐하고 지냈느냐’고 묻네요. ‘옛날 감독’으로 잊혀질 뻔 했는데, 돌아오길 잘했죠(웃음).”

‘웰컴 투 동막골’(2005년)의 박광현 감독(48·사진)이 정말 오랜만에 새 영화로 돌아왔다. 9일 개봉한 ‘조작된 도시’는 게임 속에선 완벽한 리더이지만 현실에서는 청년 백수인 주인공이 억울하게 살인자로 조작된 뒤 게임 멤버들과 함께 사건 실체를 풀어낸다는 내용이다.

감독은 ‘웰컴 투…’에선 6·25 전쟁을 배경으로 아군 적군 없이 하나 되는 따뜻한 마을을 그려내 전 세대의 공감을 사며 643만 관객을 모았다. 그런 그가 ‘게임’을 소재로 한 젊은 감각의 범죄액션 영화로 돌아온 건 다소 의외였다. 영화는 가상의 액션 게임을 도심 한복판 대규모 전투 장면으로 옮겨놓으며 신선하게 시작한다.

“동막골과 전혀 다른, 새로운 영화가 아니면 돌아오기 싫었어요. 관객들한테 어둠 속에서 몰래 초 켜고 등장하는 식의 서프라이즈를 해주고 싶었달까요. 비슷한 것 계속 만드는 사람들 보면 ‘안 지겨운가’ 싶어요. ‘조작된…’에서는 액션에 사용되는 도구만 해도 컴퓨터 부품으로 만든 드론, 종이 화살, 파워 엔진을 장착한 경차까지 어느 하나 뻔한 게 없어요.”

다들 “왜 이렇게 오래 쉬었냐”고 하지만 한 순간도 쉰 적이 없다는 게 감독 말이다. 감독이 ‘웰컴 투…’ 차기작으로 택했던 영화 ‘권법’은 오랜 시간 공들였지만 200억 원대 제작비와 기술 문제로 제작이 보류되는 일을 겪기도 했다. “전 사실 한시도 쉰 적이 없어요. CF 감독이기도 하니 광고도 만들며 지냈죠. 그마저도 안할 땐 시나리오에 어떤 공간을 허물었다 세웠다, 어떤 캐릭터를 만들어서 넣었다 뺐다 하면서 시간을 보냈어요. ‘권법’도 포기한 건 아녜요. 언젠가는 꼭 할 겁니다.”

감독은 이번 영화에서도 CF감독 출신답게 시각적 표현이 돋보이는 연출을 선보였다. ‘웰컴 투…’에서 남북 군사들 앞에 팝콘이 눈처럼 내리는 장면이 있었다면, ‘조작된 도시’에는 어둠 속 쌀알을 던지는 액션신과 드론까지 동원해 생동감 넘치게 완성한 대규모 자동차 추격신이 있다.

“영화를 상징이 가득한 시(詩)처럼 만드는 게 좋아요. 주인공이 어둠 속에서 쌀 떨어지는 소리로 적들의 위치를 감지하며 싸우는 장면은 좀 난해한 표현일 수 있지만 새롭잖아요? 자동차 추격전도 뻔한 느낌이 아니라 ‘톰과 제리’처럼 쫓고 쫓기는 익살스러운 느낌을 주길 원했고요.”

이번 영화는 게임에 빠진 평범한 젊은이들이 기득권층에 반격한다는 메시지가 돋보인다. 감독은 “요즘 스크린은 중장년층을 겨냥한 영화들이 대부분”이라며 “이젠 젊은이들을 겨냥한 젊은 감각의 영화가 나올 때가 됐다”고 강조했다.

“미친 듯이 노력하고 경쟁하며 산 젊은이들이 요즘 사회에선 패배자처럼 돼버렸어요. 비록 두 시간짜리 영화이지만 인생 선배로서 젊은 친구들이 승리하는 걸 보여주고 싶었어요. 세상 끝에 서 있을 때 누군가 내 손을 잡아주고, 그들과 함께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 역시 전하고 싶고요.”

장선희 기자 sun1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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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광현 감독은 “오랜만의 개봉이라 초조한 건 사실”이라면서 “오랜만에 왔지만 영화는 안 늙었다는 평가를 받고 싶다”며 웃었다. 새 영화 ‘조작된 도시’는 배우 지창욱이 몸을 사리지 않는 액션 연기를 선보인다. CJ엔터테인먼트 제공

박광현 감독은 “오랜만의 개봉이라 초조한 건 사실”이라면서 “오랜만에 왔지만 영화는 안 늙었다는 평가를 받고 싶다”며 웃었다. 새 영화 ‘조작된 도시’는 배우 지창욱이 몸을 사리지 않는 액션 연기를 선보인다. CJ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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