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이번엔 ‘AI 굴기’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2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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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 “AI-로봇, 美독점 끝나고… 中, 민관협력-공동연구 활발”
군사기술 접목 움직임도 가속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의 인공지능(AI) 전문가 중국인 치루(齊魯) 씨가 지난달 중국 최대 인터넷 포털업체 바이두(百度)로 옮겨 갔다. 바이두는 미국 구글처럼 무인 자동차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 시험운행을 성공적으로 마치는 등 AI 분야 세계 리더 기업이 되려는 꿈을 꾸고 있다. 중국판 카카오톡인 위챗을 운영하는 텅쉰(騰迅)은 지난해 말 AI 연구 실험실을 개설하고 미국의 AI 관련 업체에 대한 투자를 시작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최근 AI를 동원한 미래 군사기술 개발 및 전쟁 경쟁에서 미국의 ‘전략적 독점’ 시대는 끝나가고 있다며 중국이 무서운 속도로 추격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이 1960년대까지는 핵무기, 1970년대는 컴퓨터 칩, 그리고 1980년 이후로는 AI와 로봇 기술을 통해 군사 기술적 우위를 유지했으나 지금은 ‘기술의 세력 이동’이 일어나고 있다고 NYT는 진단했다. 특히 전 중앙정보국(CIA) 요원 에드워드 스노든이 2013년 정보기관의 무차별적 개인정보 수집을 폭로한 이후 미국은 민간 기업과 정부의 지나친 밀착을 경계하고 있는 반면에 중국은 정부와 민간 기업이 AI 공동 연구에 나서거나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다.

NYT는 과거 방산업체에서 먼저 첨단 기술이 사용된 뒤 민간 기업으로 흘러갔으나 지금은 민간 기업의 기술이 방산 분야에 활용되고 있다며 중국 정보기술(IT) 업체들의 활발한 혁신 사례를 들었다.

중국의 이플리텍(Iflytek)은 언어 인식과 번역 기술 등을 개발하는 AI 업체로 과학기술부와 손잡고 AI 로봇을 이용한 감시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이 로봇을 주요 대학 입학시험에 자력으로 합격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렇게 개발된 AI 또는 로봇이 군사용으로 전용될 수 있는 것은 물론이다.

미국 인텔사의 중국 실험실 책임자였던 우간사(吳甘沙) 씨는 지난해 4월 회사를 그만둔 뒤 인텔과 구글 등에서 근무한 연구원을 모아 위스(馭勢)테크놀로지라는 회사를 세웠다. 그는 불과 창업 9개월 만에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국제전자제품 박람회에 자율주행 자동차를 선보였다. 우 씨는 “차에 적용된 AI 기술은 모두 자체 개발한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실제로 AI를 군사 기술에 접목하려는 시도를 계속하고 있다. 지난해 8월 관영 차이나데일리는 중국이 ‘높은 수준의 AI 크루즈미사일’을 개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2018년 실전 배치를 목표로 개발하고 있는 ‘장거리 대함 미사일(LRASM)’과 비슷한 것으로 보고 있다. LRASM은 일종의 ‘반자동 미사일’로 발사된 후 AI 기술을 이용해 적의 요격미사일 등 방어막을 피해 가며 최종 표적을 타격한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중국#ai#군사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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