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삼구 ‘금호타이어 되찾기’ 급가속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2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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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자금 1조원 마련에 성공”… 우선매수청구권 행사할 듯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사진)이 1조 원에 이르는 금호타이어 인수자금을 마련하는 데 성공했다. 박 회장의 염원인 그룹 재건이 임박했다는 전망이 나온다.

8일 금호아시아나그룹 고위 관계자는 “박 회장이 최근 전략적투자자(SI)와 복수의 재무적투자자(FI)를 통해 금호타이어 인수자금 1조 원가량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금호타이어 채권단은 “박 회장이 금호타이어를 인수하기 위해서는 그룹 계열사의 자금을 동원하지 말고 순수하게 박 회장 개인의 능력으로 자금을 마련해야 한다”는 조건을 걸었다. 이에 박 회장은 자신이 지분 100%를 보유한 특수목적법인(SPC)을 세워 투자자를 모아 인수자금을 마련하는 방안을 추진해왔다.

인수자금을 마련한 박 회장은 금호타이어 인수전에서 유리한 고지에 서게 됐다. 지난달 채권단이 진행한 매각입찰에서는 중국의 타이어기업 더블스타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채권단과 재계에 따르면 더블스타는 9000억∼1조 원 사이의 가격을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일부 업체가 더블스타보다 조금 높은 가격을 제시했지만 사업연관성, 고용승계 문제 등에서 더블스타에 밀려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박 회장은 우선매수청구권을 보유했기 때문에 더블스타보다 1원이라도 높은 가격을 써 내고 청구권을 행사하기만 하면 금호타이어를 인수할 수 있다. 2010년 금호타이어가 워크아웃에 돌입할 당시 채권단은 박 회장에게 우선매수청구권을 부여했다. 채권단은 이달 말 박 회장에게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할지를 물을 계획이다. 박 회장이 지난해부터 금호타이어 인수 의지를 수시로 밝혀 온 만큼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하지 않을 가능성은 희박하다.

전략적투자자에는 효성이 참여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회장은 2015년 금호산업 인수 당시에도 효성을 전략적투자자로 유치했다. 이번에 박 회장이 금호타이어 인수에 성공한다면 2010년 채권단에 경영권을 넘긴 지 7년 만에 되찾아오게 된다. 금융정보업체 애프앤가이드는 금호타이어의 지난해 실적으로 매출액 2조9486억 원, 영업이익 1026억 원을 예상했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박삼구#금호타이어#인수자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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