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치전 굴욕승리 울산, 2주만에 명예회복 할까?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2월 9일 05시 45분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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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령탑·선수 교체 등 모든부분 과도기
21일 조별리그 가시마전 재정비 기대

울산현대는 7일 문수축구경기장에서 키치SC(홍콩)와의 2017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플레이오프(PO)로 시즌 첫 경기를 치렀다. 연장을 포함해 120분간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4-3으로 힘겹게 승리해 대회 32강 조별리그에 합류했다.

새 사령탑 김도훈(47) 감독의 데뷔전임에도 기대이하의 경기력으로 실망만 샀다. 키치가 극단적 수비전술을 구사한 탓도 있지만, 공격의 효율성이 많이 떨어졌다. 슈팅이 가능한 지역까지 볼을 운반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양 측면까지는 잘 전개됐지만, 크로스와 침투패스의 정확도가 떨어져 키치를 제대로 위협하지 못했다. 전반 막판 선제골도 키치 수비수가 걷어내려던 볼이 바로 앞에 있던 울산 김성환(31)의 다리를 맞고 골대 안으로 들어가는 행운 덕분이었다. 경기 후 김 감독 역시 “결과에만 만족하겠다”며 내용이 좋지 않았음을 인정했다.

전북현대의 징계로 갑작스럽게 챔피언스리그 PO를 치르게 돼 시즌 준비 일정 전체가 꼬이면서 어려움을 겪었다고는 하지만, 이를 고려하더라도 울산의 경기력은 너무 떨어졌다. 기본적 준비도 부족해 보였다. 후반에는 체력 문제로 경련을 일으킨 선수가 2명이나 나왔다. 일부 선수들은 연장전 동안 지쳐서 뛰질 못했다. 그렇다보니 김 감독이 부임 직후부터 강조한 팀의 공수전환 스피드가 살아날 수 없었다. 게다가 역습으로 인한 실점 위기도 2∼3차례 겪었다. 1골만 내준 것이 다행일 정도였다.

울산은 현재 과도기에 있다. 지난 시즌을 마친 뒤 사령탑이 바뀌었다. 선수구성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전북과의 트레이드를 통해 이종호(25), 김창수(32), 최규백(23)을 데려오는 대신 이용(31), 이재성(29)을 내줬다. 외국인선수 2명을 새로 영입한 반면 이정협(26·부산 아이파크), 마스다(32·알 샤르자), 멘디(29·제주 유나이티드) 등이 팀을 떠났다. 이 같은 상황이라 새 전술을 입히고 호흡을 맞추는 데는 시간이 필요했지만, 당초 예상보다 1개월 빠르게 시즌 첫 경기를 치러서인지 모든 부분에서 부족했다.

한 경기만을 놓고 모든 것을 평가할 순 없다. 울산은 21일로 예정된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첫 경기 가시마 앤틀러스(일본)전까지 2주 정도 정비할 시간을 보낸다. 김 감독은 가능한 한 많은 연습경기를 통해 실전감각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울산이 시즌 2번째 경기에선 확연히 달라진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궁금하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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