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리포트] 훈련 또 훈련, kt 투수들 “쉴 틈이 없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2월 9일 09시 30분


투산(미 애리조나주)|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투산(미 애리조나주)|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시즌 출발점인데 선수들이 설렁설렁 걸으면 느슨해 보이잖습니까.”

kt의 스프링캠프가 한창인 8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 투산의 키노 스포츠콤플렉스는 쉴 틈 없이 돌아다니는 kt 투수들로 내내 분주했다. 꽉 짜인 훈련 스케줄을 소화해야함은 물론 이동 중엔 뛰어야한다는 ‘지령’을 받은 터라 느슨한 모습은 용납되지 않은 모습이었다.

kt 투수들을 분주히 움직이게 만든 이는 정명원(51) 투수코치였다. 2014년부터 kt 마운드를 책임지고 있는 정 코치는 무거운 책임감을 안고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1군 진입 이후 2년간 마운드가 안정감을 찾지 못했기에 이번만큼은 확실한 보강을 꾀하겠다는 생각으로 1차 스프링캠프에 몸을 맡겼다.

정 코치가 첫째로 강조하는 대목은 정신력이다. 그간 ‘막내’라는 핑계 아닌 핑계가 kt를 감쌌다면 이젠 안일함에서 벗어나야한다는 게 주된 목표다. 그 일환으로 정 코치는 투수들에게 ‘이동 중 구보’를 주문했다. 키노 스포츠콤플렉스에서 4개면을 사용할 수 있는 kt는 선수들이 각 구장을 돌아다니며 개별 훈련에 임한다. 이때 kt 투수들은 대형을 이뤄 힘찬 발걸음으로 다음 훈련지로 이동한다. 짐가방을 멘 야수들이 여유 있게 걷는 모습과는 대비되는 장면이다. 정 코치는 “지금 스프링캠프는 시즌 출발점이라고 할 수 있다”면서 “그런데 선수들이 설렁설렁 걸으면 느슨해 보이는 느낌이 든다. 마음가짐을 한 번 더 다잡기 위한 방편으로 투수들에게 구보를 주문했다”고 설명했다.

투산(미 애리조나주) |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투산(미 애리조나주) |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연습 중간에도 쉴 틈이 없는 kt 투수들. 이는 훈련에 들어가서도 마찬가지였다. 투수들은 기본 롱토스와 불펜투구 외에 이색훈련에 임하며 하루를 알차게 보내고 있다.

대표적인 장면은 낙하산 훈련이다. 불펜투구를 마친 선수들은 바로 옆 구장에 모여 중간 사이즈 크기의 낙하산 하나씩을 둘러멨다. 그리고는 순서대로 전력질주를 하며 구슬땀을 흘렸다. 수차례 반복되는 훈련에 지친 선수들도 보였지만, 지루함을 달랠 수 있는 프로그램 덕에 웃음꽃이 피어나기도 했다.

이색훈련은 이뿐만이 아니다. 셔틀콕을 재빨리 받아내는 훈련도 이번 스프링캠프에서 빼놓을 수 없다. 정명원 코치가 마구잡이로 때려내는 수십 개의 셔틀콕을 모두 받아내야 선수들은 휴식을 취할 수 있다. 오기에 찬 몇몇 투수들은 스승을 겨냥해 셔틀콕을 날려 합법적(?)으로 스트레스를 푸는 모습이었다.

훈련을 마친 정 코치는 “선수들이 지루하지 않게 프로그램을 짜놔야 한 달이 넘는 스프링캠프를 재미있게 마칠 수 있다”면서 “낙하산과 셔틀콕 훈련은 부수적인 효과도 따른다. 낙하산을 메고 달리면 순간적으로 폭발적인 힘을 내는데 도움이 되고, 셔틀콕 훈련 역시 하체힘을 기르는 것은 물론 순발력을 쌓는데도 탁월하다”고 말했다.

투산(미 애리조나주) |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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