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인체 독감백신 예방률도 널뛰기… 연령-시기따라 최대 50%P 차이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2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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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제역 비상]유전자 변종 많고 환자별 효과 달라
백신外 나이-기온 등 외부요인 분석… 질본, 빅데이터 활용 검증 나서

최근 구제역이 확진된 농가의 항체 형성률이 5%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나 ‘물백신’ 논란이 거센 가운데 보건당국이 인플루엔자(독감) 백신 예방률을 검증하기로 했다. 연간 296억 원의 예산을 들이는 고위험군 무료접종과 1500억 원대 민간 유료접종에 사용되는 독감 백신의 예방 효과를 제대로 따져 보려는 것이다.

질병관리본부는 올겨울 무료접종 대상이었던 6∼12개월 영아 150만 명과 65세 이상 노인 681만 명 중 일부를 상대로 독감 백신 예방률과 생활 패턴을 정밀 조사한다고 7일 밝혔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2010∼2011년 겨울과 2013∼2014년 겨울 두 차례에 걸쳐 독감 백신 예방 효과를 조사한 결과 18세 미만 소아·청소년의 예방률은 각각 84.5%, 57.6%로 해마다 차이가 컸다. 특히 2013∼2014년 겨울 60세 이상 환자의 예방률은 31.1%에 불과했다. 의료계에서는 건강한 사람의 독감 백신 예방률이 60∼80%, 노인은 50% 미만이라고 추정한다.

이는 독감 바이러스의 유전자형이 다양해 변종이 많고 환자마다 항체 형성 효과가 다르기 때문이다. 2015년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파악한 2014∼2015년 겨울의 독감 백신 예방률은 19%에 그쳤다.

질병관리본부는 백신 외에도 환자의 집단생활 기간, 나이, 직업, 그해 기온과 습도 등의 요인이 독감 예방률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빅데이터로 분석해 ‘맞춤형’ 방역 대책을 수립할 계획이다. 예컨대 똑같은 백신을 맞은 동갑내기 아이도 어린이집에 머무는 시간에 따라 감염 위험의 정도가 다르다면 날씨가 춥고 건조해지기 전 보육시설에 감염 관리를 당부하는 식이다. 다만 당국은 독감 백신의 예방률 집계 결과와 무관하게 무료접종 사업을 지속할 계획이다. 여전히 독감과 그 합병증을 예방하는 데 실보다 득이 많기 때문이다.

보건당국은 이와 별도로 독감으로 인한 사망자 수도 정확히 파악 중이다. 통계청이 공식 집계한 독감 사망자는 2013년 42명, 2014년 124명, 2015년 238명으로 점차 늘고 있지만 의료계는 사망진단서 관리가 부실한 탓에 턱없이 적게 집계된 것이라고 보고 있다. 2015년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와 홍콩대 보건대학원이 독감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호흡기질환까지 조사한 결과 2003∼2013년 독감 사망자는 연평균 2900명으로 추정됐다. 같은 시기 통계청 집계(연평균 47명)의 61배에 해당한다.

질병관리본부가 독감으로 병·의원을 찾은 뒤 2개월 내에 사망한 환자 중 독감이 직접적인 원인으로 보이는 사례를 대략적으로 집계한 결과에서도 독감 사망자는 적게는 500명, 많게는 1000여 명으로 추정됐다. 질병관리본부는 이 같은 내용의 독감 관리 지침을 다음 달 학교와 보건소 등에 배포할 예정이다.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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