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투산] PD 변신? kt 김광림 코치의 그림 욕심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2월 8일 09시 30분


코멘트
kt 김광림 타격코치가 타자들의 타격폼을 촬영하고 있다. 투산(미 애리조나 주) |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kt 김광림 타격코치가 타자들의 타격폼을 촬영하고 있다. 투산(미 애리조나 주) |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KBO리그에서 타격 지도로 정평이 나있는 김광림(56) 코치는 지난 시즌이 끝난 뒤 NC를 떠나 kt로 자리를 옮겼다. 이적 배경은 하나였다. 프로 동기생인 kt 김진욱(57) 감독으로부터 간절한 부탁을 받았기 때문이다.

1984년 OB(두산 전신)에 함께 입단한 김 감독과 김 코치는 프로에서만 10년 넘게 한솥밥을 먹었다. 둘은 은퇴 이후에도 각자 지도자로서 나란히 성공가도를 달렸다. 그리고 지난해 말 김 감독이 kt로 부임했다. 김 감독은 부임 직후 김 코치에게 전화를 걸어 타선을 맡아달라고 간청했다. NC의 탄생과 성장을 함께한 김 코치는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했지만, 결국 동기의 부탁을 거절하지 못하고 새로운 도전에 나서게 됐다.

7일(한국시간) kt의 1차 스프링캠프가 열리고 있는 미국 애리조나 투산의 키노 스포츠콤플렉스에서 만난 김 코치는 이른 아침부터 타격 지도에 여념이 없었다. 현재 kt 타선이 보완해나가야 할 부분이 많은 만큼 후배인 최훈재(50), 이숭용(46) 타격코치와 의견을 나누며 효율적인 훈련방법을 위해 머리를 싸매기도 했다.

7일(한국시간) kt의 스프링캠프가 한창인 미국 애리조나 투산의 키노 스포츠콤플렉스에 ‘일일 PD’가 등장했다. kt 김광림 타격코치(왼쪽)였다. 김 코치는 타자들의 스윙 장면을 면밀하게 촬영하기 위해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구도 찾기에 여념이 없었다. 투산(미 애리조나주) |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7일(한국시간) kt의 스프링캠프가 한창인 미국 애리조나 투산의 키노 스포츠콤플렉스에 ‘일일 PD’가 등장했다. kt 김광림 타격코치(왼쪽)였다. 김 코치는 타자들의 스윙 장면을 면밀하게 촬영하기 위해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구도 찾기에 여념이 없었다. 투산(미 애리조나주) |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그런데 타격연습이 시작되자 김 코치는 잠시 ‘지도자’ 신분을 잊은 모습이었다. 늘 손에 쥐던 방망이를 놓고 방송용 카메라와 태블릿PC를 꺼내든 것이다. 이어 배팅케이지 이곳저곳을 살피며 카메라 구도를 맞추는데 열정을 쏟았다. 처음 정한 각도에서 완벽한 그림이 나오지 않으면 수차례 자리를 옮기기도 했다. 소위 ‘그림 욕심’을 내는 방송국 PD 못지않은 모양새였다.

일일 PD로 변신한 김 코치는 나름의 이유를 꺼내놓았다. 김 코치는 “최대한 좋은 영상이 나오는 각도에서 선수들의 타격장면을 촬영하려고 한다”며 “그래야 선수들이 영상을 보며 타격 밸런스를 체크할 수 있고, 잘못된 부분을 교정하기도 쉽다”고 설명했다. 이어 “스프링캠프 시작부터 끝까지 촬영을 해놓으면 선수들이 변해가는 모습을 쉽게 포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 코치의 땀이 담긴 타격영상은 당일 복기에 그치지 않는다. 구단이 지급한 태블릿PC를 활용하면 선수들은 언제든지 복습이 가능하다. 이제 김 코치의 숨은 노력이 kt 타자들을 통해 빛을 발할 날만 남았다.

투산(미 애리조나주) |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