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 남과 여②] ‘결정적 한방’도, 잔향도 없는 1인칭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2월 8일 06시 57분


블랙과 화이트, 짜장면과 짬뽕…. 그리고 남(男)과 여(女), 혹은 여와 남. ‘개취’(개인취향)일 뿐인 각기 시선에 성적(젠더·gender) 기준과 잣대를 들이댈 이유는 전혀 없다. 생물학적으로 다른 존재들일지언정, 세상과 사물을 바라보는 시선은 각자의 취향대로다. 두 남녀기자가 매주 각자의 눈으로 세상을 들여다보기로 했다. 적어도 눈치 보는, ‘빨아주기’식 기사는 없다. 엔터테인먼트 각 분야 담당기자들이 ‘갈 데까지 가보자’고 작심했다. 가장 공정하고 정정당당한 시선을 유지하자며.

■ 정준영 세 번째 솔로앨범 ‘1인칭’

타이틀곡 ‘나와 너’를 비롯해 ‘프린세스’ ‘화가’ ‘스타’ 등 모두 아홉 트랙으로 구성됐다. 록에 기반을 둔 음악 외에도 피아노, 기타, 베이스, 드럼, 현악기 등 여러 악기를 조화시켜 서정성에 중점을 두고 다양한 사운드를 선보인다. 사랑의 시작과 이별, 그리고 친구들에 대한 연민 등 직접 주변을 둘러보며 쓴 노랫말로 위로와 공감을 주고자 한 앨범이다.7일 발표.


● 알쏭달쏭

정준영의 ‘1인칭’은 한 번 들었을 때와 여러 번 듣고 나서 감흥이 각기 다르다.

우선 첫 트랙부터 마지막까지 한 번 쭉 듣고 나면, ‘조화’가 아쉽다는 생각이 든다. 디자인 좋은 옷에 세련된 소품과 장신구가 있으며 모델의 체격도 괜찮은 수준이지만 이들을 잘 ‘매치’시키지 못해 ‘명작’을 완성하지 못한 것 같은 아쉬움이다. 수록곡들은 멜로디도 괜찮고, 연주나 가창력의 수준도 떨어지지 않는다. 결코 비호감이 아닌데도 뇌리에는 어느 노래의 후렴구도 아닌, 5번 트랙 ‘스타’ 후반부에 나오는 전자기타 연주가 남는다. 흥얼거리게 되는 멜로디가 없고, 찬란했던 사운드의 잔상도 약하며 스며 올랐던 감성의 잔향도 그리 오래가지 않는다.

하지만 여러 번 들을수록 호감이 커진다. 어느 시인이 ‘오래 보아야 예쁘다’고 한 풀꽃처럼 정준영의 음악도 ‘오래 들으면’ 그의 음악성을 조금 더 느낄 수 있다. 연주력에 몰입돼 편곡에 대한 점수도 후해진다. 정준영은 ‘1인칭’의 아홉 트랙을 모두 작사, 작곡했다. 한 곡을 제외한 나머지를 편곡했다. 허세 많던 그의 캐릭터를 감안하면 일부 노래가 서로 비슷하다고 느껴지기도 하지만 작품 능력에는 새삼 탄성이 절로 난다.

그래도 한번 듣고 난 후 가진 아쉬움이 완전히 없어지지는 않는다. ‘결정적 한 방’이 없다는 의미일 것이다.

정준영의 목소리 톤은 독특하다. 허스키하지 않으면서 굵직하다. 감성에 대한 호소력이 다소 약할 수 있다. 그런 목소리로 그저 세차게 내지르는 고음은, 누군가에게는 비호감이 될 수도 있다. 정준영은 4번 트랙 ‘화가’를 통해 저음과 가성을 오가는 기교를 보여준다. 강렬한 금속성의 ‘록’을 내려놓은 이번 앨범도 그렇고, ‘화가’ 역시도 앞으로 당분간 정준영이 지향해야 할 스타일로 보인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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