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反이민 명령’ 대법서 결론 유력… 고서치 대법관 인준 핫이슈로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2월 7일 03시 00분


코멘트

민주당 “필리버스터로 인준 저지”
필리버스터 종결’ 60명 동의 필요… 공화당 소속 상원의원 52명 그쳐
트럼프 ‘단순 과반 한시적용’ 압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반이민 행정명령이 시애틀 연방지방법원에 의해 잠정 중단되면서, 트럼프가 지명한 닐 고서치 연방대법관 후보자의 상원 인준 문제가 미 정치권의 핵심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행정명령 논란이 연방대법원까지 가면 고서치 후보자가 인준을 거쳐 합류할 연방대법원이 행정명령의 운명을 가르게 되기 때문이다. 지난해 2월 사망한 앤터닌 스캘리아 대법관 후임으로 지명된 고서치가 대법관이 되면 대법원의 이념 지형은 보수 5 대 진보 4로 트럼프에게 유리하게 형성된다.

반이민 행정명령 무효화에 사활을 걸고 있는 민주당은 고서치 인준을 막기 위해 총력을 기울일 태세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5일 CNN 등과의 인터뷰에서 “소속 의원들이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까지 동원해 인준을 저지하겠다는 구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필리버스터는 상원에서만 허용되는 것으로 이를 종결하려면 전체 100명인 상원의원 중 60명이 동의해야 하는데 현재 52석인 공화당만으로는 부족하다. 지난해 민주당 대선 주자였다가 현재는 다시 무소속으로 나온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도 이날 CNN 인터뷰에서 “대법관은 아주 중요한 인사로 인준에는 상원의원 60명 이상의 찬성과 열띤 토론이 필요하다. 버락 오바마 정부의 대법관 후보자가 60명 이상의 찬성을 필요로 했듯이 트럼프 정부 후보자 역시 그래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필리버스터 전략에 동참하겠다는 뜻이다.

트럼프가 이민 규제 행정명령에 제동을 건 제임스 로바트 판사를 연일 비난하고 있는 상황은 고서치 인준에 부정적 여론을 확산시킬 수 있다고 워싱턴포스트는 관측했다. 고서치가 과연 판사에게 막말을 퍼붓는 트럼프로부터 사법부의 독립을 지켜낼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민주당 에이미 클로버샤 상원의원은 ABC방송 인터뷰에서 “인준 과정에서 그의 독립성을 중점적으로 확인할 것”이라며 혹독한 검증을 예고했다.

트럼프는 일찌감치 공화당 지도부에 고서치 인준을 위해 의결정족수를 필리버스터 시 필요한 찬성 60표에서 단순 과반(51표)으로 낮추는 이른바 ‘핵 옵션(nuclear option)’을 한시적으로 적용하라고 압박하고 있다. 그러나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고서치 인준을 자신하면서 일단 트럼프의 규칙 변경 요구엔 부정적이다.

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
#트럼프#미국#반이민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