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촌 찾은 문재인 “사시 부활 어려워”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2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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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로스쿨 만든 참여정부 사람”
행시-외시-경찰대도 재검토 시사… 공공일자리 81만개 창출 또 주장
안철수 “정권마다 매년 30조 써야”… 유승민 “건전한 판단능력 없는듯”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6일 서울 동작구 노량진의 한 고시학원을 방문해 공무원시험 준비생들에게 공공 일자리 확대 구상 등에 대해 밝히고 있다.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6일 서울 동작구 노량진의 한 고시학원을 방문해 공무원시험 준비생들에게 공공 일자리 확대 구상 등에 대해 밝히고 있다.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6일 “로스쿨을 만들었던 참여정부 사람으로서 이제 와서 국가 정책을 뒤집어 사법시험으로 되돌아가자고 하기 어려운 입장”이라고 말했다.

문 전 대표는 이날 서울 노량진의 한 고시학원을 방문한 자리에서 한 ‘공시생(공무원시험 준비생)’이 “여성이 출산과 육아 등으로 경력 단절이 되면 다시 기존 자리로 돌아가기 힘든 만큼 외시 사시 등 시험들이 존치돼야 하지 않겠나”라고 묻자 이같이 답했다.

사법시험 폐지는 2005년 노무현 정부 당시 사법제도개혁추진위원회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설치법을 만들고 2007년 국회에서 이 법안이 통과되면서 본격화됐다. 올해를 마지막으로 사법시험은 완전히 폐지된다.

문 전 대표는 행정고시와 외무고시에 대해서는 “(폐지하는 게 옳은지) 잘 모르겠다”라면서도 “같은 선에서 같이 공무원을 시작해 점점 승진해 장관까지 가면 좋을 텐데 어떤 공무원은 9급, 어떤 공무원은 하위직 경험 없이 곧바로 간부가 되는 게 좋은지도 근본적으로 검토해 봐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경찰 임용 제도에 대한 재검토도 시사했다. 그는 “경찰도 어떤 분은 순경에서 시작하는데 경찰대를 졸업하면 곧바로 간부가 되는 게 좋은 것인지 잘 모르겠다”라고 밝혔다.

문 전 대표는 공시족 표심을 겨냥해 공무원 정원 증가 등 공공부문 일자리 확충을 재차 약속했다. 그는 2012년 대선 당시 노량진에서 ‘컵밥 대화’를 진행했던 것을 회고하며 “정말 너무 고생들을 하셔서, 취업난을 걱정하지 않을 수 있는 세상을 꼭 만들어 드려야겠다고 생각했는데 그 뒤에 보니까 더 어려워진 것 같다”라며 “우리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전체 일자리 중 공무원 비중 21.3%)의 절반 정도만 따라가도 공무원이나 공공부문 일자리를 81만 개나 늘릴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다른 대선 주자들은 문 전 대표의 구상이 비현실적이라는 비판을 쏟아냈다. 국민의당 안철수 전 상임공동대표는 “공공 일자리를 80만 개 만들려면 매년 약 30조 원이 필요하다”라며 “한번 만들어 놓은 일자리를 5년 있다가 다음 정권 때 없애 버릴 수는 없는 노릇 아니냐”라고 비판했다.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도 “무슨 돈으로 81만 개의 공무원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건지 설명이 없다”라며 “본인 생각이라면 건전한 판단 능력이 없다고 자백하는 것이고, 누가 써 준 걸 읽고 주장하는 것이라면 아바타 같은 대통령 후보”라고 날을 세웠다.

유근형 noel@donga.com·강경석 기자
#문재인#로스쿨#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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