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의 이 한줄]“인생에서 도움을 주고받은 총량은 비슷비슷합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2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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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면 고맙고 안 주면 그만이다.” ―법륜 스님의 행복(법륜·나무의 마음·2016년) 》

자기 속내를 잘 드러내지 못하고 서운한 감정을 쌓아두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어떤 상황에서든 ‘누구든지 도와주면 좋겠는데…’ 하는 생각을 마음속으로만 갖고 있다. 그렇게 끙끙 앓다가 일이 어그러지면 뒤늦게 주변 사람들에게 화살을 돌린다. 이런 유형의 사람들은 대개 자신에게 너그럽지 못하고 다른 사람에게 들이대는 잣대도 엄격하다. 그런 식으로 주변 사람을 힘들게 하고, 자신을 들볶는다. 현대인 다수가 이런 범주에 속한다.

법륜의 신간 ‘나무의 마음’에 등장하는 A도 그런 사람이다. 법륜은 2010년 발간된 ‘스님의 주례사’로 화제가 됐던 저술가. 청중의 고민을 듣고 대화로 풀어주는 ‘즉문즉설’ 강연으로도 이름을 알려 힐링의 아이콘으로 불리기도 한다.

지인과의 관계에서 고통을 받는 A가 법륜에게 질문한다. “필요할 때만 연락하고 친한 척하는 사람이 얄미운데 어떻게 하면 되나요?” 그의 지인은 과자 하나를 줄 때도 본인이 필요할 때만 줄 정도였다.

법륜은 이렇게 답한다. “‘나는 3을 줬는데 왜 너는 2밖에 안 주나’ 이렇게 너무 계산을 하면 피곤해서 살기 힘듭니다. 부모가 자식에게는 100을 줬는데 자식은 부모에게 10도 안 줍니다. 그러면 부모가 자식 괘씸해서 어떻게 살겠어요? 그런데 그 부모 또한 자기 부모에게서 100을 받았어요. 결국 다 계산하면 인생에서 도움을 주고 도움을 받은 총량은 비슷비슷합니다.” 이 같은 셈법으로 보면 ‘주면 고맙고 안 주면 그만’이라는 결론은 자연스럽다.

필자는 이후 이 문장을 주문처럼 외운다. 특히 누군가를 향해 불평불만이 생길 때 몇 번씩이고 이를 암송한다. 효과도 있었다. 이전에는 타인에게 불평하거나 화를 내면서 적잖은 에너지를 소모하고 상처받는 일이 적잖았다. 하지만 요즘엔 매사 고마운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긍정적인 생각을 하는 횟수도 늘고 있다. 물론 ‘그렇게 되면 고맙고 안 돼도 그만’이지만….

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
#법륜스님#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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