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영기 “증권사들 기울어진 운동장 탓 경쟁 어려워”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2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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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선 은행-해외선 외국계에 치여… 법인 지급결제-외국환 업무 허용을”

6일 취임 2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는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 금융투자협회 제공
6일 취임 2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는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 금융투자협회 제공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겠다.”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65)이 6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열린 취임 2주년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금융투자업계가 역차별을 받고 있다는 취지로 이같이 밝혔다. 황 회장은 “국내에서는 은행, 보험에 비해 불합리한 대접을 받고 해외에서는 외국계 증권사보다 엄격한 규제에 묶여 제대로 경쟁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경기를 치르다 보니 ‘한국판 골드만삭스’가 탄생할 만한 규제 환경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황 회장은 “취임 후 줄곧 증권사의 법인 지급결제와 외국환 업무 허용을 금융당국에 요청했지만 은행의 고유 업무라는 논리에 막혀 진행이 안 됐다”고 답답함을 호소했다. 현재 증권사는 기업 간 거래에서 증권사 계좌를 통해 대금을 결제하는 법인 지급결제 업무를 할 수 없다. 투자 목적 외의 일반 외국환 거래도 금지돼 있다. 황 회장은 올해 2분기(4∼6월) 중 국내외 균형발전 로드맵을 만들어 제시하고 하반기(7∼12월)에 규제 개선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황 회장은 해외주식 투자전용펀드 부활,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도입, 초대형 투자은행(IB) 제도 마련 등을 최근 1년간 주요 업적으로 꼽았다. 황 회장은 “올해 말로 가입이 끝나는 해외주식 투자전용펀드의 비과세 혜택 연장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인기가 시들해진 ISA에 대해서는 금융당국이 가입 대상과 세제 혜택 확대, 중도인출 강화 등을 추진하면 다시 열기가 살아날 것으로 기대했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
#황영기#금융#증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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