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푸른 바다’ 이지훈, “살기 눈빛? 밤잠 안 자고 만든 것”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2월 7일 06시 57분


“무섭게 보이지 않죠?” 이지훈은 SBS 드라마 ‘푸른 바다의 전설’에서 악역을 맡고 시청자에게 확실한 눈도장을 받았다.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무섭게 보이지 않죠?” 이지훈은 SBS 드라마 ‘푸른 바다의 전설’에서 악역을 맡고 시청자에게 확실한 눈도장을 받았다.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 ‘푸른바다의 전설’ 허치현 비하인드 스토리

팬들 알아보고 작가님은 ‘고맙다’고 인사
‘학교2013’으로 데뷔했지만 이름 못 알려
이제 목표는 딱 하나, 소처럼 일할겁니다!

184cm의 큰 키에 하얀 피부, 선한 인상을 가진 얼굴에서 매서운 ‘살인자’의 눈빛은 전혀 찾을 수 없었다. 오히려 자신보다 20∼30년 더 연기활동을 해온 대선배들에게 “누나”와 “형”이라고 부르는 넉살로 분위기 메이커를 자처한다.

연기자 이지훈(30)은 최근 종영한 SBS 수목드라마 ‘푸른 바다의 전설’에서 엄마(황신혜)와 아빠(최정우) 대한 원망과 애증으로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악인 허치현을 연기했다. 그가 등장하면 로맨틱 코미디는 한순간 스릴러가 되어 버렸고, 시청자는 “무시무시한 놈”이라고 욕(?)했다. 하지만 욕은 “신선하다”는 평가로 화학적 반응을 일으켰다.

이지훈은 ‘스타 등용문’이라 불리는 2012년 ‘학교 2013’으로 데뷔해 지금까지 9편의 드라마에 출연했지만, 얼굴이나 이름을 알릴 기회가 적었다. 그런 만큼 자신에게 어떤 반응이 전해지는지 궁금해 드라마 관련 기사의 댓글을 모두 읽었다.

“‘밤에 허치현을 만나면 오줌 쌀 것 같다’는 말부터 시작해 전지현과 이민호에게 악행을 일삼으면서 나타난 ‘감히 전지현을 건드려?’라는 반응에 뿌듯했다. 한 아주머니는 ‘허치현 아니냐?’ 반갑다며 악수를 청하기도 했다. 하하!”

그가 이런 평가를 받은 것은 단순히 연기에 집중한 덕분만은 아니다. 살기 어린 붉은 눈을 표현하기 위해 아예 잠을 안 자는 특단의 노력을 기울인 결과이기도 하다.

“어머니와 복잡미묘하고 격한 장면을 시작하면서 일부러 안 잤다. 눈에 핏발이 서 있는 걸 표현하기 위해서였다. 그랬더니 성격도 예민해지고, 오히려 연기가 더 잘 되더라. 몸으로 감정을 컨트롤할 수 있다는 것도 배웠다.”

노력은 배신하지 않았다. 대본을 쓴 박지은 작가에게 “(대본을)잘 받아들일 수 있을지 고민이 많았는데, 잘 해줘서 고맙다”는 인사도 받았다.

사실 박지은 작가와 연출자 진혁 PD는 ‘마녀보감’에서 선조 역을 맡았던 이지훈의 모습을 보고 출연을 제안했다. 이렇게 따지자면 이지훈은 데뷔작 ‘학교 2013’의 연출자 이민홍 PD의 눈에도 단박에 들었다. 그는 이 PD를 “은인”이라고 불렀다.

“전역 후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내가 만든 프로필 파일을 방송사 우편함에 직접 넣었다. 우연찮게 이 파일을 본 이 PD가 ‘지금 받고 있는 월급이 얼마냐, 내가 회당 50만원을 줄 테니 내 드라마에 출연하라’며 손길을 내밀었다. 보조출연으로 대사 한 마디 없다가 9회부터 분량이 늘어났다.”

그는 목표는 이제 하나다. 군대까지 일찌감치 다녀왔으니 “소처럼 일하는”것이다. 현 소속사에 오기까지 9개월가량 일을 못하고 쉴 때를 떠올리며 “정말 열심히 일하고 싶다”고 했다.

연기자 이지훈.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연기자 이지훈.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 배우 이지훈

▲1988년 10월29일생 ▲한림대 체육학과 ▲2012년 드라마 ‘학교 2013’으로 데뷔 ▲2013년 드라마 ‘최고다 이순신’ ‘황금무지개’ ‘블러드’ 등에서 조연 ▲2014년 ‘리턴매치’로 스크린 데뷔. ‘끝까지 간다’, ‘특별수사’ 등 출연 ▲2015년 ‘육룡이 나르샤’ ‘마녀보감’ ‘고호의 별이 빛나는 밤에’ 등을 통해 주연으로 눈도장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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