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녹음파일 공개’ 이성한과 설전…“뭘로 왜 녹음했나?” vs “날 미친X으로 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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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년 2월 6일 13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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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구속 수감 중인 최순실이 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9차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호송차에서 내려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사진=구속 수감 중인 최순실이 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9차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호송차에서 내려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미르재단을 실소유했다는 의혹을 받는 ‘비선실세’ 최순실 씨(61·구속기소)는 6일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이성한 전 미르재단 사무총장의 녹음파일 공개에 대해 “계획적이다”라며 발끈했다.

이날 서울중앙지법에서 형사22부(재판장 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최 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58)에 대한 공판에서 최 씨는 “억울해서 이건 물어봐야 될 것 같다”며 증인으로 출석한 이 전 사무총장과 설전을 벌였다.

이날 이 전 사무총장은 지난해 8월께 한강 반포 주차장에서 고영태 씨와 함께 최 씨를 만났다며 “최 씨가 미르재단과 관련한 모든 책임을 차은택 씨에게 넘기라고 회유했다”고 진술했다. 이날 법정에서는 당시 이들의 대화내용이 담긴 녹음파일도 공개됐다.

당시는 최 씨의 태블릿PC 관련 보도가 나오기 전으로, 미르재단이 최 씨에게 특혜를 주기 위해 설립됐다는 의혹이 불거진 직후다.

최 씨는 당시 만남에 대해 “고영태 씨가 ‘이성한 총장이 녹음파일을 공개한다고 하니 만나서 달래서 확대되지 않게 해보자’고 얘기해서 그 자리에 나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격앙된 목소리로 “문제가 생기니까 전화기들을 다 없애고 만나서 이야기하기로 한 건데 누가 누구 전화기로 녹음한 거냐”며 “고영태가 분명히 전화기 다 걷어서 자기 차에 갖다 놓고 오겠다고 했다”고 물었다.

이에 이 전 사무총장은 “전화기로 녹음한 게 아니고 녹음기가 주머니에 있었다”고 답했다.

그러자 최 씨는 “그럼 (스마트폰이 아닌 다른 기기로 녹음했다는 건) 계획적인 것이다, 왜 녹음했느냐”고 따져 물었고, 이 전 사무총장은 “네. 녹음하려고 한 건 계획적이었다”며 “본인(최 씨)이 나를 미친놈으로 생각하니까”라고 받아쳤다. 최 씨는 “미친놈이라고 생각한 적 없다”고 반박했다.

최 씨는 또 “그날 한미약품에 컨설팅했는데 돈을 안 줘서 소송을 해야 하는데 변호사 비용이 없으니 고속도로변에 있는 땅을 사주든지 5억 원을 달라고 분명히 이야기했다”며 이 씨 측이 돈을 요구했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하지만 이 씨는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최 씨는 “아니 아니 제가 분명히 들었어, 녹음파일에 없나 본데 분명히 들었다”라며 “고영태한테 나중에 이게 말이 되느냐고 화를 냈다. 그랬더니 자기(고영태)도 ‘그 사람 왜 그런 얘기를 사전에 했는지 모르겠다’ 그 얘기까지 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판사가 이 씨에게 “그렇게 화를 내고 고영태가 얘기한 사실이 있느냐”고 하자 이 씨는 “없다”고 했다.

최 씨가 “절대 없느냐”, “하늘에 맹세코 없느냐”라고 재차 물었지만 이 씨는 “네”라고 답변했다.

이날 이 전 사무총장은 대화내용을 녹음한 이유에 대해 “미르재단과 관련한 모든 책임을 제게 돌릴까봐 녹음한 것”이라는 취지로 답변했다.

이 전 사무총장은 또한 “이들을 신뢰할 수 없어서 녹음하게 됐다”며 “사업이 계획없이 진행된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dn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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