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투기-도어록 해킹… AI로 막는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2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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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규모 정보보안 박람회 ‘사이버텍 2017’ 현장
“사이버보안 대처할 영역 넓어져 인공지능으로 미리 위험 찾아내야”
자율주행차-스마트시티 등 영역에도 해킹방어 중요성 커져 관심 증폭

1일 이스라엘 텔아비브 무역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사이버 보안 박람회 ‘사이버텍 2017’에서 한 사이버 보안업체가 전투기 모형을 
가지고 군 장비의 해킹 가능성에 대해 관람객들에게 설명하고 있다. 텔아비브=임현석 기자 lhs@donga.com
1일 이스라엘 텔아비브 무역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사이버 보안 박람회 ‘사이버텍 2017’에서 한 사이버 보안업체가 전투기 모형을 가지고 군 장비의 해킹 가능성에 대해 관람객들에게 설명하고 있다. 텔아비브=임현석 기자 lhs@donga.com
 “수년 전엔 미래사회라고 여겼던 사물인터넷(IoT) 시대가 이미 현실이 됐다. 모든 사물이 온라인에 연결된다는 건 해커가 기업 PC뿐만 아니라 문 잠금장치까지 조종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1일(현지 시간) 끝난 세계 최대 정보보안 박람회이자 콘퍼런스인 ‘사이버텍 2017’에서 만난 세계적 보안기업 ‘체크포인트’의 길 슈웨드 회장(48)은 이같이 강조했다.

 박람회장은 정보보안 대상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는 자리였다. 150여 글로벌 정보보안업체가 보안기술을 소개하기 위해 만든 전시품에는 전투기와 병원, 도어록, 폐쇄회로(CC)TV, 열차 모형 등이 망라됐다. 해킹을 당해 제어가 되지 않은 채로 달리는 열차, 환자 정보가 실시간으로 노출되는 병원 등은 미래사회의 그림자가 아니라 당장 대처해야 할 현실이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었다.

○ 현실이 된 IoT 해킹

 이번 콘퍼런스에선 특히 도어록 해킹이 화제였다. 콘퍼런스 준비에 한창이던 지난달 30일, 외신을 통해 오스트리아의 숙박시설인 예거비어트 호텔에서 스마트키로 열리는 도어록이 해커 공격에 마비된 사실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보안 전문가들은 이와 같은 해킹 기술은 초보적인 수준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오스트리아 호텔 사건은 사람들이 방에 들어가는 것만 막았지만, 전문가들은 사람을 방에 가두는 것도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체크포인트와 시스코 등 주요 보안업체들은 IoT 외에도 자동주행차, 스마트시티 등 디지털 인프라가 미래의 주요 해킹 대상이 될 것으로 예측했다. 이들 설비는 해킹을 당한 이후에는 시스템 복구 여부와 상관없이 피해가 막심한 만큼 보안 취약 요소를 미리 찾아내는 선제 대응의 중요성이 더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 인공지능으로 해킹 방어 기대감

 해킹 위협이 고도화되는 만큼 이에 한발 앞서 대응하기 위해서 인공지능(AI) 기술이 중요해져서인지 사이버 보안에 AI 기술을 도입한 IBM 부스에 많은 사람들이 몰렸다. IBM에서 AI 시스템 ‘왓슨’의 보안을 담당하는 비자이 딥 씨는 “처리해야 할 데이터가 많아질수록 해킹 위협에 대해 사람이 일일이 분석하고 대응하기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사이버 보안이 AI를 활용한 ‘인지보안(Cognitive Security)’ 추세로 바뀌고 있다고 소개했다.

 인지보안은 문서와 네트워크를 점검해 취약점을 분석한 뒤, 이를 스스로 차단하는 기술이다. 현재 IBM은 해킹 공격의 패턴을 분석하기 위해 머신러닝 기술을 적용 중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분 단위로 서버와 데이터의 보안위협 요소를 찾아내고 있었다.

 콘퍼런스에서는 무선인터넷 보안도 화두로 떠올랐다. 무선으로 연결된 스마트 IoT 기기들이 보안에 취약하기 때문이다. 특히 온라인상의 가상공간에 정보를 저장하는 장비들이 취약하다는 목소리가 많았다. 또 전자레인지나 창문 등으로 사물인터넷이 확장된다면 해커의 공격은 더 악랄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사이버 보안 대상이 넓어지면서 관련 산업 규모는 급속히 커질 것으로 보인다. 콘퍼런스에서는 현재 1000억 달러인 글로벌 보안시장이 2020년에는 1700억∼18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텔아비브=임현석 기자 l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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