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가치 급등… 수출기업 초비상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2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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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상승률 4.82%… G20중 두번째… 한달만에 60원 하락 1147원으로

 올해 들어 달러화 대비 원화 가치 상승률이 주요 20개국(G20) 중 두 번째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원화 가치 급등으로 수출 기업들의 경쟁력이 약화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5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올해 원-달러 가치는 4.82% 상승했다(원-달러 환율 하락). 지난해 말 달러당 1207.7원까지 올랐던 환율은 약 한 달 만에 60.1원 떨어지며 1147.6원까지 내려왔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된 지난해 11월 9일(달러당 1149.5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호주달러의 상승폭이 6.26%로 가장 높았으며 일본 엔화(3.71%), 중국 위안화(1.12%) 등 대부분이 상승세를 보였다.

 주요국 통화 가치의 상승세 배경에는 “달러 강세가 지나치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있다. 한때 103을 넘겼던 달러인덱스(주요 6개국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는 최근 100 선이 붕괴되며 하락세를 타고 있다. 이어 중국, 일본, 독일 등이 환율을 조작했다고 지목하며 ‘환율 전쟁’을 예고하고 있다.

 원화 가치 변화가 다른 통화보다 큰 것으로 나타나면서 국내 수출기업에는 비상이 걸렸다. 기업들은 달러 강세를 예상하고 달러당 1200원 수준에서 수출 전략을 짰으나, 이를 전면 재검토해야 할 상황이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이 ‘환율 조작국’을 공격 대상으로 삼고 있어 금융당국이 원화 가치를 유지하기 위해 개입하기도 쉽지 않다.

 일각에서는 원화 강세가 장기화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할 대규모 경기부양책은 ‘인플레이션→미국 기준금리 인상→달러 가치 상승’을 불러올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은 약 달러를 원하지만 추진을 예고한 정책들은 부득이 강 달러를 유발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원화 가치도 트럼프 대통령의 언행에 따라 당분간 등락을 거듭하는 널뛰기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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