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전쟁이다’…美 무정부주의자 ‘반(反) 트럼프’ 시위 과격화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2월 5일 16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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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반 트럼프’ 시위에 자주 등장하는 무정부주의자(아나키스트) 블랙 블록(Black Bloc) 시위대. 검은 색 옷을 입고, 검은 마스크로 얼굴을 가려 경찰의 검거를 피하면서 평화 시위를 폭력화하는 전략을 구사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사진은 이달 1일 UC버클리 대에서의 폭력 시위 장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반 트럼프’ 시위에 자주 등장하는 무정부주의자(아나키스트) 블랙 블록(Black Bloc) 시위대. 검은 색 옷을 입고, 검은 마스크로 얼굴을 가려 경찰의 검거를 피하면서 평화 시위를 폭력화하는 전략을 구사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사진은 이달 1일 UC버클리 대에서의 폭력 시위 장면
지난해 대선 기간 '워싱턴의 무정부주의자(아나키스트·anarchist)란 별명을 얻은 도널드 트럼프가 집권하자 진짜 무정부주의자들의 '반(反) 트럼프' 시위가 점점 더 과격해지고 있다. 지난달 20일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 때 '반 트럼프 시위'를 벌였던 무정부주의자들은 이달 1일 버클리 캘리포니아대(UC 버클리)의 '(극우 매체) 브레이크바트 수석 편집자 연설 반대 시위' 등에 나타나 기물을 파괴하고 방화하는 폭력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검은 색 옷을 입고 검은 색 마스크 등으로 얼굴을 가린 뒤 평화 시위를 과격화·폭력화하는', 이른바 블랙 블록(Black Bloc) 전술을 선보였다고 뉴욕타임스(NYT)는 3일 보도했다. 특히 UC 버클리에선 당시 1500여 학생들이 연설 예정 장소인 학생회관 밖에서 평화시위를 벌이고 있었는데 약 50~75명의 아나키스트 시위대가 검은 옷과 검은 마스크를 쓰고 나타나 회관 대형유리창을 부수고, 기물에 불을 질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반 트럼프’ 시위에 자주 등장하는 무정부주의자(아나키스트) 블랙 블록(Black Bloc) 시위대. 검은 색 옷을 입고, 검은 마스크로 얼굴을 가려 경찰의 검거를 피하면서 평화 시위를 폭력화하는 전략을 구사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사진은 이달 1일 UC버클리 대에서의 폭력 시위 장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반 트럼프’ 시위에 자주 등장하는 무정부주의자(아나키스트) 블랙 블록(Black Bloc) 시위대. 검은 색 옷을 입고, 검은 마스크로 얼굴을 가려 경찰의 검거를 피하면서 평화 시위를 폭력화하는 전략을 구사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사진은 이달 1일 UC버클리 대에서의 폭력 시위 장면
이에 학교 당국은 연설 행사를 취소했다. 이들 아나키스트 세력은 '이건 전쟁이다(This is War)'란 시위 슬로건을 내걸고 "트럼프의 파시즘을 막기 위해선 폭력도 불사하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이에 대해 야당인 민주당 측에서도 "트럼프와 공화당에 '이래서 법과 질서의 확립이 필요하다'는 식의 불미만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그러나 아나키스트들은 "우리 (과격) 시위 덕분에 '극우 인사들은 아무 곳에서나 함부로 연설하지 못한다'는 메시지를 세상에 전달한 것 아니냐"는 반응을 보였다고 NYT는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3일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전문적인 무정부주의자, 폭력배, 돈 받는 시위꾼들의 존재는 수많은 미국인들이 '미국을 더 위대하게 만들기 위해' (나에게) 투표한 의미(이유)를 알게 해준다"는 글을 올렸다. 여기서 전문적 무정주의자는 UC 버클리의 '블랙 블록' 시위대를 의미하는 것 같다고 미 언론들은 전했다.

뉴욕=부형권 특파원 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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