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경제연구원 “한국, 올해 스테그플레이션 직면 가능성 높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2월 5일 14시 57분


코멘트
한국이 올해 '저성장, 고물가'의 스테그플레이션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5일 현대경제연구원은 '스테그플레이션 가능성이 높아지는 한국경제' 보고서에서 "한국 경제는 경기흐름이 부진한 가운데 물가가 크게 오르며 저성장-저물가 구조에서 저성장-고물가 구조로 바뀔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경기가 침체되는 가운데 물가가 오르는 이중고에 시달릴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연구원에 따르면 올 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4년 3개월 만에 2% 대에 진입했다. 하지만 가계 소득여건은 여전히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어 국민들이 체감하는 실제 물가상승 여파는 훨씬 더 높다.

연구원에 따르면 한국 경제는 2014년 1분기(1~3월)에 3.9%의 성장률로 정점을 찍은 뒤 성장 동력이 약해졌다. 성장률은 이후 2% 대로 떨어졌으며 지난해 4분기(10~12월)에는 2.3%까지 낮아졌다. 올해도 특별한 반전 계기가 없는 이상 이런 저성장 기조는 장기간 이어질 전망이다.

물가인상을 압박하는 요인도 도처에 도사리고 있다.

첫 번째 요인은 유가와 원자재 가격 상승이다. 한국은 유가 및 수입원자재의 대외의존도가 높은 소규모 개방경제다. 국제 원자재 가격이 변하면 국내 물가도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는다. 2016년 초만 해도 배럴 당 20달러 후반이었던 국제유가는 최근 50달러 중반 수준까지 올랐다. 연구원은 "글로벌 원자재 시세를 나타내는 CRB선물지수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환율 불확실성이 높아진 점도 물가상승을 부채질 하고 있다. 보호무역주의 등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 정책으로 인한 불확실성 증가,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등으로 인해 원·달러 환율이 오르고 주요 물가 역시 오름세라고 연구원은 분석했다.

연구원은 "정부가 내수부진을 극복하고 국내 경기를 살리기 위해서는 재정정책으로 수요를 늘려야 한다"고 분석했다. 또 "인플레이션의 충격이 국내 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하지 않도록 물가관리체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천구 현대경제연구원 동양분석팀 연구위원은 "성장잠재력을 높이고 기술혁신을 통해 공급능력을 확충하는 노력을 계속해야 물가상승의 악영향을 막고 내수를 살릴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