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캠프 합류 고민정 “지금 가진것으로 몇달이나 버틸 수 있을까 고민했다”

  • 동아닷컴
  • 입력 2017년 2월 5일 10시 35분


코멘트
KBS를 사직하고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선캠프에 합류한 고민정 전 KBS 아나운서가 문 전 대표 블로그를 통해 심경을 전했다.

문 전 대표 캠프는 4일 공식 블로그에 "고 아나운서 본인의 심경을 담은 편지글을 카드뉴스로 만들었다"며 네 가지 제목으로 고 전 아나운서의 생각을 전했다.

먼저 '고민정의 고민'이라는 제목의 카드에서 고 전 아나운서는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당장 먹고사는 일이 걱정이었다. 지금 가진것으로 몇달이나 버틸 수 있을까, 나중에 후회하지는 않을까, 수없이 고민했다. 가정경제를 책인빈 저에겐 가족 생계가 달린 문제였으니까. 하지만 가슴뛰는 곳에서 살고 싶었다. 단 하루를 살아도 스스로에게 자랑스럽고 싶었다. 그래서 문재인 손을 잡았다"고 했다.

이어 '고민정의 반박'카드에서는 "세간에서는 문재인의 어눌한 말투를 문제삼기도 한다. 14년을 아나운서로 살아온 저는 그런 평가를 일축한다. 문재인은 말을 잘하는 사람이다. 말을 잘하는 첫째 덕목은 잘 듣는 것이다. 그는 잘 듣는다. 끝까지 듣는다. 그런 후에 자신의 생각을 말한다. 진짜 말 못하는 사람은 상대의 말을 제대로 듣지 않고 자기 말만 떠들어대는 사람이다"고 했다.

세번째 '고민정의 몸부림' 카드에는 "수많은 선후배들이 몸을 상해가며 대출을 받아가며 동료 눈총을 받아가며 언론자유를 지키지 위해 싸웠다. 하지만 그들에게 돌아온 건 해직의 칼날이었다. 지금도 언론자유를 되찾으려는 몸부림은 계속되고 있다. 그 몸부림에 저의 작은 힘을 보태고 싶다. 저는 이제 KBS를 떠나 백수가 되었지만 언제까지나 언론인이었음을 잊지 않을 것이다"고 썼다.

끝으로 '고민정의 바람' 카드에서는 "제가 문재인에게 바라는 것은 딱 하나 뿐이다. 나침반이 되어달라는 것이다. 나침반 속 지남철은 늘 여윈 바늘 끝을 떤다. 그 전율이 멈춘다면 더는 나침반이 아니다. 저는 문재인에게 말할 것이다. 전율을 멈추지 않은, 돈이나 권력이 아니라 사람이 먼저인 세상을 가리키는 나침반이 되어달라고, 저또한 작은 지남철이 되어 그 길에 함께 할 것"이라고 밝혔다.

고 전 아나운서는 KBS 공채 30기로 입사, '스펀지', '밤을 잊은 그대에게', '국악 한마당' 등의 프로그램을 진행했으며, KBS새노조 조합원으로 활동했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