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원팀’이라던 문재인, 안희정의 대연정론 비판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2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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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지지율 2위 떠오른 안희정 견제나서

 대선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최근 가파른 상승세로 치고 올라온 안희정 충남도지사의 ‘대연정론’을 3일 정면 반박했다. 안 지사가 3일 발표된 한국갤럽 조사에서 지지율 10%를 기록하며 문 전 대표(32%)에 이어 전체 2위에 오르자 본격적인 견제에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그간 두 사람은 “우리는 원 팀, 언제나 동지”(문 전 대표), “형제의 뺨을 때리는 것이라면 정치를 하지 않겠다”(안 지사)라고 덕담을 주고받으며 직접적 비판을 자제해왔다. 

 문 전 대표는 이날 서울 종로구 세운상가의 첨단산업 창작지원공간인 ‘팹랩’을 방문해 “새누리당이나 바른정당은 이명박, 박근혜 정권의 실패와 국정 농단 사태에 제대로 반성하고 국민께 속죄하는 기간을 가져야 한다”고 전제한 뒤 “그게 되지 않은 상황에서 그 정당과 연정한다는 데 동의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전날 안 지사가 “노무현 대통령 때 이루지 못한 대연정을 실현해 미완의 역사를 완성하겠다”며 새누리당과의 대연정도 가능하다고 밝힌 것을 겨낭한 것이다.

 문 전 대표는 “과거 노무현 대통령이 제안한 대연정은 그 자체보다는 지역구도 타파를 위한 선거제도 개편 쪽에 방점이 있었다”며 안 지사의 ‘대연정’과 2005년 노 전 대통령이 밝혔던 대연정 구상이 다르다는 점도 지적했다.

 이에 대해 안 지사와 가까운 민주당 정재호 의원은 “안 지사의 대연정 발언은 욕먹을 각오를 하고 진짜 용기를 내서 한 것”이라며 “누가 대권을 잡아도 협치를 안 할 수 없는 여소야대 상황에서 협치가 필요하다는 절실함에서 나온 발언으로 이해해 달라”라고 설명했다.

 이날 두 사람의 충돌은 안 지사의 지지율 상승세를 조기 차단하기 위한 문 전 대표의 의중이 담긴 것이라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현재 민주당 내 경선구도는 우상호 원내대표가 이날 지도부로는 이례적으로 “안 지사가 2002년 노무현 대통령처럼 문 전 대표를 역전할 수 있다”고 말할 정도로 꿈틀거리고 있다. 한편 이재명 경기 성남시장도 안 지사의 대연정론에 대해 “청산할 적폐세력과 대연정이라니 이건 아니다”라고 일갈했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문재인#안희정#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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