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티스 “45년전 소위로 한국 첫 방문… 김치 갖다준 정하사 보고 싶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2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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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감한 나라’로 부르며 인연 강조… ‘미친개’ 별명과 달리 온화한 표정
발언록 건네자 “톱 시크릿” 농담도

 “쾅” 하는 포성이 서울 용산 일대를 뒤흔들었다. 3일 한미 국방장관 회담을 위해 국방부를 찾은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에 대해 경의를 표하려고 우리 군이 쏜 19발의 예포 소리였다.

 국방부 대연병장에서 의장행사가 진행된 10분간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매티스 장관 어깨에 손을 올리며 친근감을 표시했다. 매티스 장관은 환한 미소로 화답했다. 전날부터 약 20시간에 걸쳐 일정을 함께하면서 두 사람의 관계가 돈독해졌음을 나타내는 몸짓이었다.

 오전 9시 40분부터 시작된 회담에서도 양측의 분위기는 화기애애했다. 매티스 장관은 시종일관 입가에 미소를 머금은 온화한 표정이었다. 미 국방부 직원이 회담 전 발표할 모두발언록을 건네자 그는 “일급비밀입니까(top secret)?”라고 농담을 건네는 여유도 보였다. ‘미친 개(Mad Dog)’라는 별칭으로 불리는 것과 전혀 다른 부드러운 모습이었다.

 냉철한 전략가이면서 강경파로 평가받는 매티스 장관은 ‘미친 개’라는 별명을 싫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매티스는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에게 별칭을 사용하지 말아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2일(현지 시간) “매티스는 언제나 테러리스트들을 이겼다. 테러리스트들이 그를 ‘미친 개’라고 부르는 이유가 있다”면서 다시 별칭을 언급했다.

 그는 회담 모두발언을 시작하며 “스물한 살 때 이 ‘용감한 나라’를 방문했었다”며 한국과의 인연을 강조했다. 방명록에도 ‘Great to be back in R. O. K(대한민국에 돌아와서 기쁘다)’라고 썼다. 그는 미 해병대 장교로 근무하던 1972∼1974년 매년 3주가량 강원 강릉지역을 찾아 한미 해병대 연합 훈련에 참가했다. 전날 한 장관이 주최한 만찬에서도 당시 기억을 떠올리며 “추운 날씨에도 김치를 갖다 줬던 ‘정 하사’를 찾고 싶다”고 말했다. 이에 해병대와 해병대전우회는 ‘정 하사 찾기’에 나섰다. 해병대 관계자는 “당시 훈련에 참가한 정 하사가 너무 많아 애를 먹고 있다”고 전했다.

 국방장관 회담은 예정 시간을 17분 넘긴 오전 10시 52분에 마무리됐다. 이어 두 장관이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 도착하자 ‘굳건한 한미동맹 우리는 영원한 친구’ 등의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든 대한민국상이군경회 회원 160여 명이 매티스 장관을 환영했다. 매티스 장관은 방명록에 “We will not forget(우리는 잊지 않겠다)”이라고 적었다. 이때 30대로 추정되는 남성이 매티스 장관과 5m가량 떨어진 거리에서 접힌 A4용지를 던지며 알 수 없는 말을 외쳐 경찰이 제지하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매티스#미국#국방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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