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는 이대호 중심으로 움직인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2월 4일 05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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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이대호는 책임감을 갖고 동료들과의 소통에 힘쓰고 있다. 사진제공 | 롯데 자이언츠
롯데 이대호는 책임감을 갖고 동료들과의 소통에 힘쓰고 있다. 사진제공 | 롯데 자이언츠
롯데가 이대호(35)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미국 애리조나 캠프에서 훈련을 돕는 롯데 관계자는 3일 “이대호가 주장을 맡은 뒤, ‘즐겁게 야구하자. 팀 분위기를 밝게 만들자’는 것을 계속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이대호는 특유의 붙임성 넘치는 유머와 장난스러운 제스처로 후배 선수들이 스스럼없이 다가서도록 공기를 이끌고 있다.

이대호가 2011시즌까지 롯데에서 뛴 뒤 5년 동안 해외를 돌았다. 더 커진 커리어로 무장한 이대호가 롯데를 ‘장악’하는 데 어렵지 않은 상황이겠지만 후배들은 이대호를 더 어려워할 수 있다. 가뜩이나 롯데에 있을 때 이대호는 무서운 선배였다. 이제 롯데의 스타로 위상을 굳힌 강민호, 손아섭에게도 그 시절 이대호는 어려운 선배였다. 이대호도 지난달 30일 입단 기자회견에서 이를 인정했다. 그러나 이대호는 “시대가 변했다”는 말로 부드러운 스킨십을 강조했다. 그리고 첫 인상을 좌우할 애리조나 캠프에서 ‘부드러운 대호 씨’를 실천해나가고 있다.

롯데 이대호-최준석(오른쪽).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페이스북
롯데 이대호-최준석(오른쪽).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페이스북

이대호의 절친인 최준석(34) 등이 곁에 있는 것도 5년간의 공백을 뚫고, 롯데의 팀 분위기를 체감하는 시행착오를 줄이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애리조나 캠프가 초반이라 아직 연습량이 강도 높지는 않지만 이대호는 모든 일정을 열외 없이 소화하고 있다. 야수들은 오전 9시20분 훈련이 시작되고 주루와 수비 훈련에 돌입한다. 점심식사 후 오후에는 타격 훈련이 기다리고 있다.

애리조나 캠프 참가 자체가 이대호가 자원해 성사된 일이었다. 이대호는 지난달 30일 롯데 입단 기자회견이 끝나자마자 인천공항으로 이동해 선수단과 함께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롯데 캠프에서 훈련한 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으로 들어갈 예정이다. 롯데라는 팀을 파악하기 위한 이대호의 판단이 작동한 것이다. 롯데를 강팀으로 변모시키기 위해 자기만 야구를 잘해서 될 일이 아님을 이대호는 알고 있는 듯하다. 진정한 리더는 ‘하고자 하는 분위기’를 만들 줄 안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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