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로스트’ 기대감… 산만한 전개 아쉬움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2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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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수목극 ‘미씽나인’

MBC 드라마 ‘미씽나인’의 주인공 서준오(정경호)와 라봉희(백진희). SM C&C 제공
MBC 드라마 ‘미씽나인’의 주인공 서준오(정경호)와 라봉희(백진희). SM C&C 제공
 MBC 수목드라마 ‘미씽나인’은 여러모로 흥미를 끌 만한 요소가 많은 작품이었다. 한국판 ‘로스트’(미국 ABC·2004∼2010년)라고나 할까. 비행기 추락사고로 무인도에 살아남은 이들의 숨겨진 진실. 누가 봐도 절박함이 넘치는 설정은 한국 드라마에선 찾아보기 힘든 도전이지 않나. 시청자로서 기대가 컸다.

 허나 현재 흥행스코어는 상당히 실망스럽다. 시청률이 4∼6%를 맴돌고 있다. 심지어 점점 떨어지는 추세. 동시간대 경쟁작인 SBS ‘사임당 빛의 일기’야 이영애 컴백이란 화제성에서 다소 밀린다 치자. KBS2 ‘김과장’마저 입소문을 타며 시청률이 12%대까지 치솟았다.

 이 드라마가 ‘미씽(missing·행방불명된)’한 건 도대체 뭐였을까. 한마디로 시점이 너무 널뛰고 있다. 일단 여주인공 라봉희(백진희)가 살아 돌아온 현재와 생존자들의 무인도 생활이란 과거, 여기에 비행기 사고 이전의 관계와 봉희가 최면 등으로 보는 환상까지. 꽤나 정교하게 엮었지만 몹시도 분주하게 이야기 공간이 바뀌며 오히려 산만해져 버렸다.

 더 아쉬운 건 분위기도 널뛰었단 점. 이런 미스터리 장르라면 대개 기대하는 건 긴장감 아닐까. 근데 초반에 콩트나 로맨스에 너무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이러다 보니 점점 궁금증이 쌓이며 집중도를 키우는 게 아니라 갈수록 흐름이 늘어지고 짐작 가능해졌다.

 물론 아직 기회는 있다. 다행히 ‘미씽나인’은 5회부터 그 나름대로 곁다리를 많이 쳐내고 강약 조절도 명확해졌다. 최약체로 내려앉았지만 그래서 더 시원하게 질러볼 수 있지 않을까. 다만 미드 ‘로스트’처럼 뒤로 갈수록 배가 산으로 가는 일은 벌어지지 않길. 이래저래 무인도는 참 생존하기 어렵나 보다.

★★☆
 
정양환 기자 ray@donga.com
#mbc 수목드라마#미씽나인#정경호#라봉희#한국판 로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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