對中 적자로 美 일자리 340만 개가 없어졌다고? 많이 없어진 분야?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2월 2일 14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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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지난 15년간 중국과의 교역에서 막대한 적자를 내면서 미국 내 일자리가 340만 개가 없어졌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이 불공정한 무역으로 미국 일자리를 훔쳐갔다"고 비난하는 것을 뒷받침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2일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의 보도에 따르면 미국의 진보성향 싱크탱크인 경제정책연구소(EPI)는 최근 보고서에서 "미국은 2001년부터 2015년까지 중국과의 교역에서 엄청난 무역적자를 기록하며 340만개의 일자리를 빼앗겼다"고 주장했다.

EPI는 "미국의 과도한 대(對) 중국 수입 의존도와 중국과의 불공정한 무역 관행이 미국의 제조업을 공동화시켰다"고 지적했다. 이 기간 미국의 대중 무역적자는 4832억 달러(약 557조 원)로 4배 이상 늘었다고 보고서는 주장했다.

일자리가 가장 많이 없어진 것은 제조업 분야로 전체의 4분의 3 가량인 260만 개였으며 컴퓨터와 전자부품 분야에서만 120만 개의 일자리를 잃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로버트 스콧 EPI 소장은 "엄청난 규모의 제조업 일자리 상실은 내구재 산업, 하이테크, 자본집약 산업에서 주로 일어났다"며 "이들 산업은 철강, 기계, 전자부품 산업에도 선순환 혜택을 주며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는 분야"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은 앞으로 중국 일본 독일 등 대미 무역 흑자국을 목표로 적자 재조정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고서 작성을 지원한 전미철강노조(USW)의 레오 제라드 위원장은 "트럼프 당선의 이유는 미국 공업지대의 친(親)민주당 유권자들이 멕시코 중국 한국 등 국가와의 교역으로 자신이 일자리가 불안해지고 임금이 삭감된 결과를 이해하고 돌아섰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중국과 일본이 시장을 조작했고 우리는 얼간이처럼 이를 지켜보고 있었다"고 비난하며 통화전쟁의 포문을 열었다.

하지만 미중 교역으로 일자리가 창출됐다는 상반된 주장도 나왔다.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의 마커스 놀란드 소장은 "보고서가 무역 적자와 일자리 상실을 직접 연계시키는 것은 '기본적으로 오류'"라고 지적했다. 놀란 소장은 "미국이 막대한 대중 무역적자에도 불구하고 완전 고용 상태"라며 "무역은 고용구조와 직업분포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일 뿐 무역 자체가 일자리를 빼앗거나 창출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전자제품 업체가 해외에 공장을 두고 제품을 만들면 미국 내 제조업 일자리가 줄어들 수 있지만 디자인 소프트웨어 광고 등 다른 분야에서 자국 일자리를 늘릴 수 있는 기회가 된다고 그는 주장했다.

미국의 비영리기구인 미중무역전국위원회(USCBC)도 최근 2015년 미중 간 무역과 상호투자로 미국에서 260만 개의 일자리가 창출됐고 미국의 경제성장에 2160억 달러 어치를 기여했다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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