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野-野 대결’ 가능성에 촉각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2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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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불출마 선언]문재인 대세론 굳어질까
여권 와해로 정권교체 확실시되면 ‘대세론 vs 세대교체’ 구도 될 수도

  ‘정치교체’를 외쳐 온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불출마 선언으로 정권교체론이 더 힘을 받을지 주목된다.

 일단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의 대세론이 더욱 굳어지는 모양새다. 반 전 총장이라는 보수 진영의 강력한 경쟁 후보가 사라지면서 현재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문 전 대표의 독주가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 많다. 정권교체의 바람을 등에 업은 문 전 대표는 중도와 보수 진영에서 인재 영입에 속도를 내며 본인이 정권교체의 최적임자임을 부각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반 전 총장의 중도 포기가 오히려 문 전 대표의 대세론을 흔들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70대인 반 전 총장의 불출마 선언으로 60대인 문 전 대표가 대선 주자 중 ‘최고령’이 되면서, 여야의 50대 후보들이 1위인 문 전 대표를 겨냥해 한목소리로 ‘세대교체론’이란 협공에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

 설 연휴 이후 지지율 상승세가 두드러진 안희정 충남도지사는 반 전 총장의 중도 포기로 대선 승부처인 충청의 표심이 자신에게 쏠릴 것을 기대하고 있다. 특히 정권교체가 사실상 기정사실화되면 전통적인 여야 간 경쟁 구도가 야야 간 대결 구도로 바뀌면서 대선 판이 요동칠 수 있는데 이 경우 안 지사가 유리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문 전 대표의 대세론은 정권교체의 필요성이 반영된 야권 1위 후보 밀어주기의 성격이 강하다”며 “정권교체가 확실시된다면 유권자는 정권교체 자체보다 ‘더 나은’ 정권교체를 바라면서 새로운 후보가 부각될 수 있다”고 말했다.

길진균 기자 leon@donga.com
#야권#문재인#대세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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