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드라마 1만시간 시청한 日 남자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2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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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지와키씨 ‘정년 후의…’ 책 펴내
“모래시계-자이언트가 최고의 작품… 겨울연가 속편 만들면 다시 한류 붐”

 

“지금까지 약 15년 동안 500여 편, 어림잡아 1만 시간 분량의 한국 드라마를 봤습니다. 247부작인 일일 드라마 ‘인어아가씨’는 회사에 다니면서 3개월 동안 주말마다 방에 틀어박혀 봤습니다.”

 최근 ‘정년 후의 한국 드라마’라는 책을 펴낸 후지와키 구니오(藤脇邦夫·62·사진) 씨는 지난달 31일 일본 도쿄(東京)의 한국 서적 북카페에서 본보와 인터뷰를 갖고 “은퇴 후 여가를 즐기기에 한국 드라마만큼 적당한 건 없다고 단언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후지와키 씨는 일본 출판사에서 33년 동안 일한 베테랑 출판인이다. 그는 2000년대 초반 ‘쉬리’ 등 한국 영화가 일본에 소개된 것을 계기로 한국 문화에 관심을 갖게 됐다. 영화잡지 ‘스크린’ 일본어판을 내기도 했던 그는 “2003년 일본에 상륙한 ‘겨울연가’를 만났고 이후 한국 드라마에 본격적으로 빠져들었다”고 말했다.

 일본에서 ‘한류 드라마’는 중장년 여성의 전유물로 여겨진다. 하지만 후지와키 씨는 “‘모래시계’와 ‘자이언트’를 보면 그런 생각이 사라질 것”이라며 “특히 자이언트는 50회가 60회로 늘었는데도 어디가 늘었는지 모를 정도로 흠이 없었다. 이범수는 물론이고 사상 최강의 악역 정보석의 연기가 기가 막혔다”고 극찬했다.

 몇 년 전부터 한일관계가 냉각되면서 일본에서 한류 드라마 붐이 한풀 꺾였다는 평가에는 “한일관계의 영향은 크지 않다. 위성 채널을 중심으로 확고하게 팬이 정착돼 있다”고 강조했다. 또 “‘겨울연가’ 속편 제작 등 계기만 된다면 붐이 다시 일 것으로 보고 또 그걸 바라고 있다”고 덧붙였다.

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정년 후의 한국 드라마#후지와키 구니오#한류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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