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한국시장 잡기 ‘비장의 칼’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2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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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 브라우저 크롬에 ‘한글 파일’ 지원 테스트
네이버 ‘웨일’ 출시 앞두고 견제

 
구글이 자사의 웹 브라우저 ‘크롬’에서 한글과컴퓨터(한컴) 워드프로세서(HWP) 파일이 연동되도록 하는 기능을 시험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1일 구글코리아 관계자는 “지난해 10월경부터 해외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들이 구글 크롬에서 HWP 파일이 잘 연동되도록 하는 기능을 테스트하고 있다”고 밝혔다.

 크롬은 한국을 포함해 세계 브라우저 시장에서 압도적 1위지만 국내에서 많이 쓰이는 HWP 파일이 인식되지 않아 많은 국내 이용자가 불편을 겪어 왔다. 워드(DOC)나 엑셀(XSL), PDF 등의 파일은 따로 프로그램을 설치하지 않아도 크롬으로 내용을 볼 수 있다. 그간 크롬에서 HWP 파일을 보려면 내려받은 뒤 한컴 프로그램을 구동해야 했다. 구글은 새 기능을 개발하면서 한컴이 2010년 6월 공개한 HWP의 문서 포맷을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컴은 이에 대해 “구글 측에서 협조 요청이나 문의가 온 적은 없다”고 밝혔다.

 사실상 한국에서만 쓰는 HWP 파일을 크롬에서 완전하게 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은 한국에서 시장 우위를 뺏기지 않기 위한 포석으로 보인다. HWP 파일은 한국에서 워드프로세서 프로그램의 30% 정도를 점유하고 있다. 특히 정부와 공공기관에서 많이 사용하고 있어 영향력도 큰 편이다. 구글코리아는 크롬이 HWP 파일을 지원하지 않아 이용자들의 불만이 나오자 그간 본사에 기능 개선을 건의해 왔다.

 네이버가 브라우저 ‘웨일’을 출시하는 것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웨일을 견제하기 위해 한국 이용자들의 불만사항이었던 HWP 지원 기능을 개발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구글코리아 관계자는 “HWP 뿐만 아니라 세계 어디에서나 이용자들이 불편 없이 크롬을 쓰도록 하는 것이 구글의 목표”라고 말했다.

김성규 기자 sunggyu@donga.com
#구글#네이버#크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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