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 레드벨벳 vs YG 자이언티…‘도깨비’ 끌어내린 가요계 차기 대권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2월 1일 20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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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도깨비' 삽입곡의 장기집권 구도가 마침내 깨졌다.

1일 0시를 기해 싱어송라이터 자이언티, 걸그룹 레드벨벳의 신곡이 음원 차트 최정상권을 갈아 치움에 따라 에일리의 '첫눈처럼 너에게 가겠다', 크러시의 'Beautiful', 찬열과 펀치의 'Stay with Me'가 밀려났다.

레드벨벳과 자이언티의 동시 컴백은 걸그룹 대 남성 솔로, SM엔터테인먼트 대 YG엔터테인먼트, 가요계 차세대 '대권주자'간의 격돌이라는 면에서 지켜볼만했다. '양화대교' '꺼내먹어요'로 음원 파워를 입증한 자이언티는 빅뱅, 2NE1의 히트 곡을 만든 YG 프로듀서 테디가 세운 산하음반사 '더블랙레이블'에 지난해 들어갔다. 그의 새 앨범 'OO'는 더블랙의 첫 작품. 지난해 트와이스 열풍에는 못 미쳤지만 '러시안 룰렛'을 히트시키며 같은 회사의 f(x)를 잇는 독특한 걸그룹으로 자리매김 중인 레드벨벳은 다섯 달 만에 네 번째 미니앨범 'Rookie'로 돌아왔다.

타이틀 곡 '노래'와 지드래곤이 참여한 'Complex'를 1, 2위에 올린 자이언티가 좀더 선전했다. '가방, 귀걸이, 목걸이 반지/그딴 건 뻔해서/이 노래를 선물하지'라고 읊조리는 '노래'는 '배고플 땐 이 노래를/아침 사과처럼 꺼내 먹어요'라 했던 '꺼내 먹어요'(2015년)나 엘턴 존의 'Your Song'을 떠오르게 하는 쿨한 사랑 고백 노래다. 귀가해 외출복 하나둘 벗어 던지듯 특별할 것 없는 단어들을 단순하게 반복되는 화성 진행 위로 톡톡 내뱉으며 리듬을 타는 자이언티 특유의 창법이 여전하다. 앨범은 전반적으로 피아노, 기타 등 어쿠스틱 악기로 담백함을 강조했다.

레드벨벳의 'Rookie'는 긴박한 템포 위로 'Rookie rookie my super/rookie rookie rookie/맞지 맞지/그 느낌적인 느낌 느낌' 하며 떠들썩하게 반복하는 후렴구가 인상적이다. 웹진 '아이돌로지'의 미묘 편집장은 "옛 R&B처럼 풍성한 화음과 'Ice Cream Cake'(2015년)의 활달한 느낌이 공존하는 것이 눈길이 간다"면서 "자신이 좋아하는 상대를 루키(초짜)로 규정하며 내려다보는 관점이 예전 세대의 아이돌 화법과 달라 독특하다"고 했다. 김윤하 대중음악평론가는 "상큼발랄한 '레드 콘셉트'와 고급스러운 '벨벳 콘셉트'를 앨범마다 번갈아 들고 나오던 이들이 공식을 깨고 '레드' 뒤에 또 '레드'를 들고 나왔다"면서 경쟁자인 트와이스, 블랙핑크의 선전에 자극받아 좀더 차트 성적을 의식한 듯하다"고 분석했다.

임희윤 기자 i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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